증발·분해 속도 제어 통해 구리 비스무스 산화물 박막 전극 제조

[기계신문] 화석연료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로 야기되는 지구온난화 그리고 화석연료의 고갈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서 수소에너지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청정에너지원인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직접 분해, 수소를 얻는 태양광-수소 생산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1972년 일본에서 티타늄산화물(TiO₂) 광전극을 사용한 태양광-수소생산 연구가 시작된 이래 다양한 산화물 소재가 제시되었다. 그러나 저렴하면서 효율이 높은 광전극 소재를 아직 찾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흡수한 태양광을 이용해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구리 비스무스 산화물 광전극의 성능향상 실마리가 나왔다. 아주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조인선 교수와 한국화학연구원 신성식 박사 공동 연구팀이 기존 대비 4배 이상 높은 태양광-수소 전환효율을 갖는 수소 전극소재를 개발했다.

▲ 용액공정(EDC 공정)으로 제조된 이종접합구조(CuBi₂O₄/CuO) 광전극 모식도. 투명전극(FTO, fluorine-doped SnO₂) 위에 구리산화물(CuO) 층을 먼저 증착하고 그 위에 구리 비스무스 산화물 (Bulky-CBO) 층(붉은색으로 표시)을 형성하였다. 각 층의 두께를 최적화함으로써 기존 구리 비스무스 산화물 대비 4배 이상 높은 광전류 값을 얻을 수 있었다.

연구팀은 저렴하면서 이론 광전류값이 높고 촉매특성이 우수해 최적의 수소전극 소재로 꼽히는 구리 비스무스 산화물에 주목했다. 이들 산화물을 전극으로 적용하기 위해 박막 형태로 만드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빈틈이나 불순물 그리고 작은 박막입자로 인한 낮은 광전류가 문제였다.

구리 비스무스 산화물은 스피넬 결정구조를 갖는 p-type 반도체로, 적절한 에너지 밴드 위치, 낮은 밴드갭 에너지와 높은 내부 전압 특성으로 이론 광전류값이 29 ㎃/㎠으로 매우 높다. 광전류값은 수소/산소 발생 속도와 비례한다.

연구팀은 구리 비스무스 산화물 전구체가 코팅될 때, 용매 휘발과 전구체가 분해되는 속도를 제어하는 신규 용액공정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고품질의 구리 비스무스 산화물 박막을 합성했다.

산화물 결정입자의 생성속도를 제어해 치밀한 미세구조를 만드는 한편 입자 크기를 벌키(bulky)하게 성장시켰다. 박막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빈틈이나 불순물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그 결과, 전기영동법이나 스프레이 코팅법, 졸겔법 등 기존 용액공정으로 만들어진 박막에 비해 전하 재결합을 크게 낮춰 광전환효율이 4배 가까이 향상되었다.

▲ 증발속도 제어 용액공정(EDC 기법) 기반 구리 비스무스 산화물 박막 형성 효과

핵심은 전처리 공정에서 용매의 증발속도와 전구체 분해속도를 제어, 결정 입자의 밀도와 이들의 성장 속도를 제어한 것이다. 기존 방식들이 주로 너무 낮거나 빠른 속도를 이용한 것과 차별화한 것이다.

나아가 구리 비스무스 산화물 전극 아래 구리산화물 나노입자층을 적층한 이종접합 구조의 광전극으로 표준 태양광 아래 3.5 ㎃/㎠의 높은 광전류 값을 얻었다. 이는 현재까지 보고된 모든 산화물 수소 전극 보다 높은 값이다.

아주대 조인선 교수는 “이번 연구는 광환원극/수소 전극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데에 학술적 의의가 있다”면서 “상용화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효율 향상과 안정성 향상과 대면적화 기술이 필요한 만큼 연구팀은 관련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저렴하고 간단하게 고품질 산화물 반도체 박막을 합성할 뿐 아니라 다양한 산화물 반도체 박막 합성을 위한 공정으로 확장될 수 있어, 태양전지, 연료전지, 배터리 등 다른 에너지 분야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에너지(Nano Energy)’에 11월 4일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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