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고현협·김재준 교수 연구팀이 사람 동작, 촉감, 소리 등을 모두 인식해 기계에 전달할 수 있는 사람-기계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 사진은 연구팀이 제작한 센서

[기계신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인공피부로 로봇을 조종하는 인터페이스 기술이 개발됐다. 로봇이 인공피부를 통해 물질의 촉감을 구별하며, 소리를 인식해 명령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사람의 동작까지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다. 메타버스, 아바타 로봇 시대에 꼭 맞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고현협 교수, 전기전자공학과 김재준 교수 연구팀이 사람 동작, 촉감, 소리 등을 모두 인식해 기계에 전달할 수 있는 사람-기계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

이 인터페이스는 귀의 달팽이관 구조를 모방한 인공피부 센서를 기반으로 한다. 달팽이관 기저막은 두께와 너비, 단단함 정도가 부위별로 달라 소리를 주파수별로 구분해 받아들 수 있는 원리를 응용했다.

▲ 달팽이관 기저막을 모방한 센서 기술. (A) 제작된 마찰 전기 센서를 응용하는 기술. 오른쪽부터 소음 제거 음성 인식, 촉감 인식(인공피부 기능), 동적 움직임 감지와 아바타 로봇 컨트롤 시스템, (B) 센서 두께, 다공성, 면적을 통해 센서의 주파수 선택적 민감도를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모식도

센서의 이러한 특성 덕분에 사람의 동작처럼 느리게 반복되는 저주파 신호뿐만 아니라 빠르게 진동하는 소리, 촉감 같은 고주파 신호도 낮은 신호 대 잡음비로 기계에 모두 전달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센서를 활용한 아바타 로봇 손 제어 기술, 스마트 햅틱 장갑 같은 응용 기술을 선보였다. 소리로 아바타 로봇 손을 조종하는 시연에서는 주파수를 바꿔 로봇 손의 손동작을 조종할 수 있었다.

또, 사용자가 스마트 햅틱 장갑을 끼고 움직이면 아바타 로봇 손이 사용자의 손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 했으며, 유리, 종이, 실크 등 8가지 다른 물질의 질감도 93% 정확도로 인식했다.

▲ (A) 센서를 굽혔을 때의 정도에 따른 출력 전압 신호의 크기를 나타낸 그래프, (B) 사용자가 손가락 굽힘 정도를 바꿀 때 아바타 로봇손이 이를 따라 하는 모습, (C) 스마트 글러브에 5개의 마찰 전기 센서를 연결한 뒤, 블루투스 모듈로 연결하였을 때의 작동 사진. 각각의 손가락을 개별적으로 움직여 사용자의 동작을 따라 할 수 있다, (D) 일정 주파수에만 특정한 손가락 동작을 따라 하도록 인터페이스를 설계했을 때 로봇이 이를 따라 하는 사진

개발한 센서는 달팽이관 기저막처럼 두께, 다공성, 면적 등이 다른 단위 마찰 전기 센서 여러 개가 연속적으로 붙어 있는 형태다. 또 센서 내부 구조를 특수하게 설계해 기존 평면 형태 센서보다 압력 민감도가 최대 8배 향상됐다.

인식 주파수 대역폭도 45~9,000 Hz(헤르츠)로 사람의 심전도 신호(0.5~300 Hz), 근전도 신호 (50~3,000 Hz), 심음도 신호(20~20,000 Hz), 목소리(100~400 Hz) 와 같은 생체 신호를 모두 인식할 수 있다. 외부 소음 환경에서도 머신러닝을 통해 95% 정확도로 사람 목소리만 인식 가능해 소음 제거 기능을 탑재한 마이크로도 쓸 수 있다.

▲ 계층적 구조로 설계한 마찰 전기 센서 내부 모습. (A) 매크로돔/마이크로 기공/나노입자 순서의 계층적 구조를 나타낸 모식도와 이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모습, (B) 만들어진 마찰전기 센서의 내부 기공 크기가 작아지는 것을 표현한 모식도. 제작 과정에서 자연히 위쪽 기공의 크기가 더 크게 형성됨

연구팀 측은 “버튼이나 키보드를 누르는 대신 정보를 직관적으로 기계에 전달하는 방식의 사람-기계 인터페이스”라며 “센서가 얇고 부착 가능해 다양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 기술에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이엠텍, 포스코 사이언스 펠로쉽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과학협회(AAAS)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의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3월 25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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