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사진 전경)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 연구팀이 경상국립대학교, 한국재료연구원, 포스텍과 공동으로 AI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고강도 경량 알루미늄 합금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

[기계신문] 고강도 경량 알루미늄 합금은 자동차, 항공, 건설 분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왔다. 최근에는 탄소 중립 2050을 실현을 위한 방안 중 한 가지로 미래 모빌리티의 차체 경량화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알루미늄 합금이 이를 뒷받침할 핵심적인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기존의 합금 제작 과정은 수많은 공정 조건을 통제하며 시행착오를 통한 실험적 방식으로 진행되어 시간과 비용이 매우 많이 들어가는 어려움이 있었다.

최근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개인용 비행체(PAV)나 초고속 기차에 쓰이는 합금의 원소 조합과 제작 공정을 설계하는 기술이 나왔다. AI가 찾아낸 원소 조합과 공정으로 만든 합금 소재는 기존 상용 소재보다 강도가 20% 이상 세고, 연성은 2.5배 이상 뛰어났다.

이 기술에는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 기술이 적용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AI가 특정 조합과 공정을 추천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있어서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용 합금 소재 개발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NIST는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 연구팀이 경상국립대학교, 한국재료연구원, 포스텍과 공동으로 AI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고강도 경량 알루미늄 합금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소재 강도와 연성이 서로 반비례하는 일반적 특성은 더 강하지만 가공하기도 편한 꿈의 소재를 찾으려는 수많은 도전의 걸림돌이 되어왔다. 합금 설계 시 강도가 높으면서도 충분한 연성을 가지는 최적의 첨가 원소 혼합 비율과 공정 조건을 찾아내야만 하는데, 이를 실험적으로 찾는 것은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

▲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이 설명한 공정조건이 기계적 특성에 미친 영향도

공동 연구팀은 최적의 강도와 연성을 갖는 첨가 원소 조합과 공정 조건을 빠르게 찾는 딥러닝 AI 모델을 개발했다. 추천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우수한 기계적 특성을 지닐 것으로 예측되는 합금의 공정 조건도 얻었다. 추천 과정 또한 5분이 채 걸리지 않아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실험 없이 설계자가 원하는 공정 조건을 빠르게 얻을 수가 있다.

AI가 추천한 새로운 화학 조성과 공정 조건을 따라 실제 7000시리즈 알루미늄 합금을 제작해본 결과, 710MPa(메가파스칼) 이상의 항복강도를 유지하면서도 20%의 연성을 갖는 고강도 합금을 제작할 수 있었다. 널리 사용되는 상용 소재는 590MPa 정도의 항복 강도와 8% 수준의 연성을 지녔다.

▲ 합금 공정 과정과 조성이 7000계열 알루미늄 합금의 미세구조 및 인장 특성에 미치는 영향
▲ 7000계열 알루미늄 합금의 미세조직 분석 결과

특히 합금 설계 엔지니어가 화학 조성과 공정 조건이 합금의 기계적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개발한 기술의 장점이다.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덕분이며, AI가 특정 조합과 공정 과정을 왜 추천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어 AI모델의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AI의 추천을 받아 실제 제작한 합금의 미세조직을 분석한 결과 ‘설명 가능한 알고리즘’의 해석은 실제 재료 공학적 이론에도 서로 잘 부합함을 확인했다. 이번 기술은 알루미늄 합금뿐만 아니라 다른 경량 합금 소재 생산에도 폭넓게 적용할 수 있어, 소재 개발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하이퍼파라미터 튜닝을 통한 딥러닝 모델의 성능 비교 및 예측 정확도

경상국립대학교 성효경 교수는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을 통해 강도를 강화하는 주요 인자들을 직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의 신뢰도와 응용성을 높였다”며 “향후 고강도 초경량 소재 개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UNIST 정임두 교수는 “실험적인 방법만으로는 찾기가 어려웠던 높은 기계적인 특성을 가지는 경량 금속을 설명가능 인공지능과의 융합연구를 통해 찾아냈으며, 이는 탄소중립 시대의 모빌리티 생산에 있어 갈수록 높아지는 차체 경량화에 대한 수요를 맞추면서도 안정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금속 제조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하여 전통적인 합금 설계 방식보다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탄소중립 2050의 실현을 위한 미래 모빌리티용 고강도 경량 소재 개발 및 스마트 제조 기술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딥러닝 기법과 XAI를 결합하여 인공지능이 왜 그렇게 예측했는지 그 설명을 사용자에게 전달해주고, 이는 곧 사용자에게 인공지능에 대한 높은 신뢰도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한국연구재단,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의 연구 지원을 통해 이뤄진 이번 연구 결과는 금속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알로이 앤 컴파운드’(Journal of Alloys and Compounds)에 지난 1월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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