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용도가 낮았던 철강산업 부생가스로부터 유용한 자원인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분리·정제하는 분리막 공정이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돼 기술이전한다. (왼쪽부터) 단일가스켐 신재욱 연구소장, 장세훈 대표, 한국화학연구원 이미혜 원장, 김정훈 박사, 전기원 단장, 황영규 본부장

[기계신문] 한국화학연구원은 단일가스켐㈜과 지난 21일 연구원 중회의실에서 철강 부생가스 속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고순도로 회수하는 분리막 공정 기술이전 협약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미혜 화학연구원장, 장세훈 단일가스켐 대표 등 관계자 6명이 참석했다.

철강산업에서 나오는 부생가스는 국내 연간 8천만 톤으로 추정된다. 부생가스에는 수소, 일산화탄소 등이 섞여 있어 이를 분리·정제하면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부생가스 대부분이 발전연료로만 사용되고 있다. 발전 효율은 약 38%대로 낮으며 그 과정에서 3천만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부생가스로부터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분리·정제하는 기술은 난이도가 높아 국내에는 독자 기술이 없다. 미국,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만 흡착법(PSA, Pressure Swing Adsorption) 공정을 상용화해 독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기업이 해외 흡착법 상용 공정을 수입해 소규모 플랜트를 시범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기존 흡착법은 고압에서 운전되며 가스 회수율이 낮아서 플랜트 제작·운영 비용 및 에너지가 많이 드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화학연구원 화학공정연구본부 김정훈 박사 팀은 기존 상용 흡착법 기술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철강 부생가스로부터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회수하는 분리막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팀은 95% 이상의 고순도 수소를 95% 이상 회수하고, 99% 이상의 고순도 일산화탄소를 90% 이상 회수하는 분리막 원천기술을 각각 개발했다. 개발된 분리막 공정은 상용 흡착법에 비해 공정이 간단하면서도 회수율이 높아 적은 비용과 낮은 에너지로도 운영될 수 있다.

개발 기술을 활용해 국내 철강 부생가스에서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회수할 경우 경제적 효과가 크다. 수소를 회수할 경우 현재 수소 제조 가격의 약 60% 가격으로 수소를 얻을 수 있고, 일산화탄소 회수시 현재 일산화탄소 시장 가격의 약 66% 가격으로 일산화탄소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본 공정을 활용하면 기존 천연가스·석유화학 촉매공정으로 생산하는 수소와 일산화탄소 일부를 대체할 수 있어 기존 석유화학산업 공정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부생가스로부터 수소 1톤 생산시 2.46톤의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 1톤 생산시 2.21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 2030년 이후 각각 10만 톤을 생산할 경우 이산화탄소 감축량은 매년 약 66.7만 톤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과 관련해 국내외 특허 출원 및 등록을 10건 완료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분리막 분야 SCI논문인 ‘J. Membrane Science’와 ‘Polymer J.’ 등에 4편 이상 게재했다.

현재 화학연구원 연구팀과 기술이전 기업 단일가스켐은 수소 회수 분리막 공정 원천기술을 토대로 상용화 전 단계인 스케일업 실증 플랜트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향후 일산화탄소 분리막 파일럿 공정 실증 기술도 개발 추진할 예정이다.

연구책임자 김정훈 박사는 “스케일업 실증화가 향후 상용화로 연결되면 전 세계 철강회사에 수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전 세계 부생가스 속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자원화하면 수소경제 활성화 등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더불어 국내외 철강산업의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세대 탄소자원화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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