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관, 장비 등 주변 환경 속 미세 진동 에너지 수집해 배터리 없이 동작
[기계신문]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CO2)가 얼마나 배출되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이산화탄소 모니터링 기술이다.
KAIST는 전기및전자공학부 권경하 교수 연구팀이 중앙대학교 류한준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주변의 미세 진동 에너지를 수확해 이산화탄소 농도를 주기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자가발전형 무선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 배출은 산업계의 지속가능성 평가 지표로 자리 잡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은 이미 공장 배출량 규제를 도입한 상태다.
이러한 규제 흐름에 따라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이산화탄소 모니터링 시스템은 환경 관리와 산업 공정 제어에 필수적인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이산화탄소 모니터링 시스템은 대부분 배터리나 유선 전원에 의존하기 때문에 설치와 유지보수에 제약이 따른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전력 없이 작동 가능한 자가발전 무선 이산화탄소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산업 장비나 배관에서 발생하는 진동(20~4000㎛ 진폭, 0-300 Hz 주파수 범위)을 전기로 바꾸는 ‘관성 구동(Inertia-driven) 마찰전기 나노발전기(Triboelectric Nanogenerator, TENG)’이다. 이를 통해 배터리 없이도 이산화탄소 농도를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다.
연구팀은 4단 적층 구조의 관성 구동 마찰전기 나노발전기(TENG)에 탄성 스프링을 결합해 미세 진동을 증폭시키고 공진 현상을 유도, 13Hz, 0.56g의 가속도 조건에서 0.5㎽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생산된 전력은 이산화탄소 센서와 저전력 블루투스 통신 시스템을 구동하는 데 사용됐다.
권경하 교수는 “효율적인 환경 모니터링을 위해서는 전원 제약 없이 지속적으로 작동 가능한 시스템이 필수”라며 “이번 연구에서는 관성 구동 마찰전기 나노발전기(TENG)로부터 생성된 에너지를 바탕으로 주기적으로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고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는 자가발전 시스템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배터리 의존성을 해결함으로써 환경 모니터링 분야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 현장의 파이프라인, HVAC 시스템, 제조 설비 등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활용하여 유지보수가 필요 없는 영구적인 이산화탄소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
특히 EU의 강화된 환경 규제에 대응하여 새로운 모니터링 지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번 기술은 설치 및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이산화탄소 센서 시장이 2032년까지 25.3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가발전 센서 기술은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TENG 기반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이산화탄소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다양한 환경 센서, 산업용 IoT 기기, 스마트시티 인프라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어 지속가능한 미래 사회 구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사우디 아람코-KAIST CO2 관리 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6월 1일자로 게재됐다.
기계신문, 기계산업 뉴스채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