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농촌 지역 상공에 고농도 오존 체류 확인돼

(왼쪽부터) 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김예진 연구원, 임정호 교수, 최현영 연구원
(왼쪽부터) 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김예진 연구원, 임정호 교수, 최현영 연구원

[기계신문]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오존 오염이 심화되면서, 이는 인간 건강과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환경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은 지표면 오존 농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대표적인 지역 중 하나로, 효과적인 오존 오염 관리를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현재 대부분의 위성 기반 지표면 오존 추정 연구는 오존 농도가 가장 높은 낮 시간대의 추정에 집중되거나, 구름으로 인한 결측이 존재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러 관측소에서 밤시간에도 오존 농도가 증가하는 현상이 보고되고 있어, 24시간 결측 없이 지표면 오존 농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UNIST는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임정호 교수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AI 모델로 분석한 결과, 오존이 밤 사이 농촌 지역에 장기간 체류하는 양상을 포착했다고 6일 밝혔다.

도심과 농촌 지역의 시간대별 오존 농도 및 기준 초과 분포 비교
도심과 농촌 지역의 시간대별 오존 농도 및 기준 초과 분포 비교

오존은 햇빛과 공기 중 오염물질이 반응해 생성되는 2차 오염물질로, 하루 중 기온이 높은 오후 시간대에 가장 짙게 나타난다. 초미세먼지보다 작아 일반적인 보건용 마스크로도 차단되지 않으며, 폐포 깊숙이 침투해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위해성에도 불구하고, 오존은 무색무취의 기체라 실시간 고정밀 감시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UNIST 연구팀은 구름 유무에 상관 없이 동아시아 전역의 지표면 오존 농도를 24시간 고해상도로 추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전천후(All-sky) 모델을 개발했다.

김예진 연구원은 “기존 모델은 구름이 지표를 가리면 관측 공백이 생겨 정확한 추정이 어려웠던 반면, 이번 전천후 모델은 구름이 낀 조건에서도 오존 농도를 추정할 수 있어 시간대나 날씨와 상관 없이 끊김이 없는 감시가 가능하다. 또 기존의 글로벌 대기질 재분석 자료(CAMS) 대비 40배 촘촘한 2km의 해상도를 지녀, 좁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국지적 고농도 오존도 포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모델과 개발된 모델의 오존 모니터링 성능 비교. 연구 기간 동안 일 평균 지표면 오존(O3) 농도가 가장 높았던 2022년 5월 18일에 대해 기계학습 기반 O3 추정 모델(왼쪽)과 ECMWF CAMS(오른쪽)에서 산출한 3시간 간격 지표면 오존 분포 비교
기존 모델과 개발된 모델의 오존 모니터링 성능 비교. 연구 기간 동안 일 평균 지표면 오존(O3) 농도가 가장 높았던 2022년 5월 18일에 대해 기계학습 기반 O3 추정 모델(왼쪽)과 ECMWF CAMS(오른쪽)에서 산출한 3시간 간격 지표면 오존 분포 비교

해당 모델로 동아시아 지역을 분석한 결과, 오존 농도는 주간 도심 지역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일부 도시 인근 농촌 지역에서는 일몰 이후에도 오존이 빠르게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장시간 체류, 고농도를 유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임정호 교수는 “지상 관측소가 대부분 도심에 집중되어있어 놓칠 수밖에 없었던 오존의 지역·시간별 특성을 정확히 반영한 것으로, 향후 오존계절관리제와 같은 환경 정책 수립에도 정밀한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히마와리-8(Himawari-8) 위성의 밝기온도와 기온, 풍속, 태양복사량 등 다양한 기상 데이터를 결합하고, AI가 어떤 정보를 근거로 예측을 했는지 분석할 수 있는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 기법을 적용해 이 같은 모델을 개발했다.

동아시아 오존 추정 및 주요 입력 변수의 공간적 영향 분석 결과
동아시아 오존 추정 및 주요 입력 변수의 공간적 영향 분석 결과

밝기온도는 위성이 지표나 대기에서 감지한 적외선 에너지를 온도로 환산한 값으로, 실제 기온뿐 아니라 햇빛 세기나 대기의 열 상태 같은 여러 환경 조건에 영향을 받는다.

AI는 이 밝기온도를 통해 오존이 얼마나 생성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은 예측 과정에서 AI가 어떤 정보를 가장 중요하게 사용했는지를 분석했는데, 밝기온도가 그 중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나, 정밀한 오존 예측의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확인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환경부, 해양수산부,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해물질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5월 5일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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