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성국, 최성욱, 신태인, 김혜연 박사과정

[기계신문] KAIST는 전기및전자공학부 테라 랩 소속 김성국·최성욱·신태인·김혜연 박사과정 학생 4명이 국제학회인 ‘디자인콘(DesignCon)’이 선정한 2022년 최우수 논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31일 미국 실리콘밸리 산호세 산타클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디자인콘 2023 국제학술대회’에서 진행된다.

이들 대학원 학생 4명이 수상하는 최우수 논문상은 반도체 및 패키지 설계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디자인콘이 인텔·마이크론·램버스·텍사스인스트루먼트(TI)·AMD·화웨이·IBM·앤시스(ANSY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연구원과 엔지니어 그리고 세계 각 대학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매년 7월 말 논문 초안을, 12월 말까지 전체 논문을 각각 모집하고 제출 받아 심사를 거쳐 수여하는 학술대회 최고상이다.

이 때문에 발표되는 논문은 실무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고, 곧바로 제품에 적용이 가능한 실용적인 기술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2022년에는 총 8명의 수상자를 선정했는데, 김정호 교수가 지도하는 KAIST 테라 랩에서만 수상자의 절반인 4명을 배출했다. 수상작 가운데 2편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반도체 설계, 나머지 2편은 인공지능 컴퓨팅을 위한 반도체 구조 설계에 관한 논문이다.

최우수 논문상 수상자 중 김성국 학생(31세)은 고성능 인공지능 가속기를 위한 고대역폭 메모리 기반 프로세싱-인-메모리(PIM) 아키텍처를 설계했다. 최성욱 학생(27세)은 강화학습 방법론을 활용해 고대역폭(HBM) 메모리를 위한 하이브리드 이퀄라이저를 설계해 주목을 받았다. 신태인 학생(26세)은 차세대 뉴로모픽 컴퓨팅 시스템의 신호 무결성 모델링과 설계 및 분석 방법론을 제안했다.

또, 김혜연 학생(26세)은 반도체 설계 문제 중 디커플링 캐패시터 배치 문제를 조합 최적화 문제로 정의하고 오프라인 학습 방법인 모방 학습을 통해 자동 최적화했다. 김혜연 학생은 이번 수상 논문 이외에도 반도체 설계 문제에 지식 증류·데이터 증강·대칭성 학습 등 다양한 인공지능 기법을 적용, 한층 성능이 개선된 결과를 얻어 관련 산업계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김혜연 학생의 연구는 기존 인공지능을 적용한 연구에서 한 발 더 나가 반도체 설계 문제의 특징을 고려한 학습 방법과 신경 구조를 직접 설계한 연구로 평가받아 2022년 초 열린 인공지능 분야 최대학회인 뉴립스(NeurIPS) 워크숍에서 발표된 적이 있다.

KAIST 테라 랩은 2022년 4명의 수상자 외에 지난 2021년에도 김민수 박사과정 학생이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불과 2년 사이에 디자인콘이 주관하는 학술대회의 꽃인 최우수 논문상 수상자를 모두 5명을 배출했는데, 5편의 수상자 논문 중 3편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반도체 설계에 관한 논문이다.

반도체 설계는 고성능·저전력을 목적으로 미세한 3차원 패키지에 다양한 기능을 갖춘 수많은 부품을 최적화해 배치할 뿐만 아니라, 검증을 위해서는 복잡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하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김정호 교수가 이끄는 테라 랩에는 올 1월 현재 석사과정 10명, 박사과정 13명 등 모두 23명의 학생이 반도체 전·후공정에 들어가는 다양한 패키지와 인터커넥션 설계를 강화·모방 학습과 같은 인공지능(AI) 머신러닝(ML)을 활용해 최적화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김정호 교수는 “테라 랩은 전 세계 산·학·연구기관 중 유일하게 그간의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독창적으로 개발한 반도체 설계 자동화 기술인 5I(CI, PI, TI, EMI, AI) 융합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며 “2030년 이후에는 이종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하는 ‘3D 이종 집적화(Heterogeneous Integration) 패키징’ 기술이 대세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이어 “디지털 대전환(DX) 시대를 맞아 반도체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만큼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디자인콘(DesignCon)은 반도체 및 패키지 설계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국제학회다. 지난 198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휴렛팩커드(HP)에서 출범했는데, 처음엔 하이스피드와 칩 레벨, RF 디자인 등 고속통신 위주로 최우수 논문상을 선정해왔다.

이후 고성능 컴퓨팅에 대한 수요와 함께 증가하는 데이터 속도로 인해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신호선 설계(SI, Signal Integrity)와 전력선 설계(PI. Power Integrity)·전자파 설계(EMI) 등이 주요 지표로 자리 잡으면서 마이크로일레트로닉스 머신러닝, 신호법과 시스템 디자인 등 SI·PI 분야의 14트랙으로 확대하는 등 기초부터 응용에 이르기까지 전자 설계 분야의 모든 영역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1995년에 디자인 수퍼콘(Design SuperCon)으로, 1998년에는 현재의 디자인콘(DesignCon)으로 각각 학회 이름을 변경하고, 또 연구원과 엔지니어의 참여 범위를 넓히면서 학회장소도 휴렛팩커드(HP)를 벗어나 산타클라라 컨벤션센터로 옮겨 매년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디자인콘 2023 국제학술회의’ 행사는 오는 1월 31일부터 2월 2일까지 사흘간 산타클라라 컨벤션센터에서 반도체 칩·보드·시스템 디자인 관련 분야에서 64편의 기술논문 발표와 참여기업들이 주관하는 패널·제품 데모 및 전시행사 등으로 나눠 진행된다.

디자인콘은 매년 응모되는 논문 중 우선 다음 해 학술대회 기간 중 발표할 90여 편 내외의 논문을 엄선한다. 이후에는 엄선된 90여 편의 논문을 대상으로 1차 논문발표와 2차 발표심사를 거쳐 한 해에 오직 8~9편만을 최우수 논문으로 뽑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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