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임현지 UNIST 연구원, 박태은 UNIST 교수, 김동성 POSTECH 교수

[기계신문]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태은 교수와 POSTECH 기계공학과 김동성 교수 연구팀이 신장의 연결 구조와 세포 기능을 재현한 인공 미니 신장(신장 오가노이드)을 개발했다.

사람 신장은 ‘정화 장치’인 네프론 약 100만 개로 이뤄져 있다. 네프론 속을 흐르는 세관은 집합관으로 연결돼 노폐물이 배출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실험실에서 만든 오가노이드에는 이 집합관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빠져 있었다. 또 네프론 안의 세포들도 덜 성숙해 진짜 신장의 기능을 하기 힘들었다.

* 네프론 : 신장의 구조 및 기능적 단위로, 사구체, 근위세뇨관, 헨레고리, 원위세뇨관, 집합관이 연결된 분절구조로 구성된다.
저산소 기반 전구세포 동시 유도에 따른 고도화된 신장 오가노이드의 형성 모식도
저산소 기반 전구세포 동시 유도에 따른 고도화된 신장 오가노이드의 형성 모식도

연구팀은 배양 과정에 저산소 환경을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배아가 실제로 발달하는 환경은 산소가 풍부하지 않은데, 이를 모사하자 역분화줄기세포가 네프론 세포뿐 아니라 집합관으로 이어지는 세포까지 함께 만들어낸 것이다.

* 역분화줄기세포(iPSC) : 줄기세포는 모든 세포와 장기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다. 사람의 배아에서 얻는 배아줄기세포(ESC)와 달리, 역분화 줄기세포(iPSC)는 성체의 피부세포나 혈액세포 같은 이미 분화가 끝난 세포를 되돌려 ‘만능 상태’로 만든 세포다. 이렇게 되돌린 세포는 배아줄기세포처럼 다시 여러 장기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

이 두 계열 세포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성장하면서, 여러 네프론이 집합관 유사 구조에 연결된 실제 신장과 가까운 네트워크가 형성됐다. 단일세포유전체분석을 한 결과, 세포 구성과 성숙도도 실제 인간 신장과 높은 유사성을 보였다.

* 단일세포유전체분석(scRNA-seq, single cell RNA sequencing) : 단일 세포 수준에서 유전체 정보를 분석하는 기술로, 오가노이드 내 세포 유형 분석 및 유전자 발현 수준 비교 분석 등에 활용된다.

이 인공 미니 신장은 질병에 걸린 장기 상태를 재현하는 ‘질환 모델링’과 약물 독성 평가에서도 유효성을 입증했다. 신장 전체 세관에 낭종이 퍼지는 다낭신 질환에 걸린 오가노이드를 만들어냈으며, 신독성 항암제를 처리했을 때도 기존 오가노이드보다 훨씬 민감하게 독성을 감지해냈다.

* 다낭신(PKD, polycystic kidney disease) : 신장 내에 여러 개의 낭종이 생기는 유전 질환으로, 낭종이 자라면서 신장 기능의 감소를 초래한다.
저산소 기반 고차원 신장 오가노이드의 생물학적 특성 및 맞춤형 정밀 의료 응용 가능성
저산소 기반 고차원 신장 오가노이드의 생물학적 특성 및 맞춤형 정밀 의료 응용 가능성

박태은 교수는 “발달 환경을 재현해 구조와 기능 모두 개선한 미니 인공 신장을 만들었다”며 “질병 치료제 후보군을 탐색하고 독성을 제대로 예측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오가노이드의 동물실험 대체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과제와 우수신진연구, 보건복지부의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기술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사업 및 울산과학기술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지난 8월 21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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