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복합소재를 배터리 전극재로의 활용한 개념도
폐복합소재를 배터리 전극재로의 활용한 개념도

 [기계신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RAMP융합연구단 정용채 단장 연구팀이 일정 수준 이상의 온도와 압력 조건에서 발현되는 초임계 상태의 물을 이용해 수십 분 내에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소재를 99% 이상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CFRP는 우수한 성질로 인해 항공·우주, 자동차, 선박, 스포츠용품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활용됐다. 앞으로도 그 수요가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CFRP의 폐기 방법에 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썩지 않기 때문에 유럽의 경우 매립방식은 법으로 금지하며, 고온 소각방식 역시 회수되는 물질의 물성 저하 및 열처리로 인한 독성물질 배출로 환경오염의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초임계 상태의 물은 높은 극성, 확산성 그리고 밀도를 가져 CFRP에 함침된 에폭시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재활용된 탄소섬유를 얻을 수 있다.

탄소복합소재를 물로 재활용한 전후 실사진 이미지
탄소복합소재를 물로 재활용한 전후 실사진 이미지

연구팀은 별도의 촉매제, 산화제, 유기용매 등을 사용하지 않고 물만을 이용해 고효율의 재활용 시스템을 완성했다. 또한 글라이신(Glycine)을 초임계 상태의 물에 첨가하면 CFRP를 질소 원자가 도핑된 재활용 탄소섬유로 업사이클링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렇게 업사이클링된 탄소섬유는 기존 재활용 탄소섬유보다 우수한 전기적 전도성을 가진다. 수십 분 내에 단일 재활용 공정만으로 CFRP의 재활용과 업사이클링을 동시에 처리해 재활용 섬유의 구조와 물성을 제어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재활용된 CFRP 섬유의 성질이 불균일하다는 제약으로 인해 그 활용처가 주로 복합소재의 충진제에 국한됐다.

이와 비교해 연구팀이 만들어낸 업사이클링 탄소섬유는 E-모빌리티 배터리의 전극재로 적용했을 때 코인셀 평가에서 흑연 대비 동등 혹은 그 이상의 성능을 나타냈다.

업사이클링 재활용 탄소섬유의 배터리 용량 평가결과
업사이클링 재활용 탄소섬유의 배터리 용량 평가결과

KIST 정용채 단장은 “전 세계적으로 탄소복합소재(CFRP)의 폐기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친환경적으로 업사이클링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면서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저감시키는 것은 물론 E-모빌리티의 배터리 전극재로 전환하는 자원 선순환 구조까지 제시한 의미 있는 연구성과”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융합연구단사업 (CRC23011-000)과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 (2021M3H4A1A0304129)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카본(CARBON)’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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