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계신문] 최근 지속적인 기후위기로 인해 전기자동차와 에너지 저장장치에 관한 관심이 급증함에 따라 고용량, 고에너지밀도 이차전지 개발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고용량을 낼 수 있는 전지 소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음극재로는 종래의 리튬이온전지 음극 소재인 흑연 대비 약 10배의 용량을 발현할 수 있고 낮은 작동 전압과 밀도를 가지는 리튬금속이 주목받고 있으며, 양극재로는 고전압에서 높은 용량을 발현할 수 있는 리튬 코발트 산화물 소재가 주목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을 적용하더라도 전 세계 평균 겨울 기온을 고려해볼 때 넓은 온도 범위(-20~60도)에서 구동이 가능한 전지 시스템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최남순 교수 연구팀이 넓은 온도 범위에서 리튬금속 전지의 높은 효율과 에너지를 유지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해액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개발된 전해액은 기존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솔베이션 구조를 형성했으며, 안정적인 전극-전해질 계면 반응을 확보할 수 있는 첨가제 기술을 통해 리튬금속 전지의 수명 특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이때 솔베이션 구조란 일반적으로 염(이온성 화합물) 농도가 낮은 전해액에서는 양이온이 전하를 띠지 않은 용매에 의해 둘러싸여 동심원의 껍질(Shell)을 형성하는데, 이를 솔베이션 구조라고 한다. 이러한 솔베이션 구조 개선 기술은 염 농도를 증가시키지 않고 배터리 작동 온도 범위를 넓히는 매우 중요한 인자이다.

최남순 교수팀은 기존에 보고된 전해액 내 리튬 이온의 이동이 제한적이고 구동할 수 있는 온도 범위의 한계가 있는 전해액들과는 달리, 넓은 온도 범위(-20~60도)에서 안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용매 조성 기술과 전극계면 보호 기술을 적용해 기존 연구 결과보다 현저하게 향상된 가역 효율(영하 20도 300회 99.9%, 상온 200회 99.9%, 고온 45도 100회 99.8%)을 달성했다.
참고로 가역 효율은 매 사이클마다 전지의 방전용량을 충전용량으로 나누어 백분율로 나타낸 값으로, 가역 효율이 높을수록 매 사이클마다 배터리 용량 손실이 적음을 의미한다. 아무리 높은 용량을 구현하는 배터리라도 가역성이 높지 않다면 실용화가 어렵다.
일반적으로 완전 충전-완전 방전 조건에서 첫 사이클 방전 기준 용량 80%가 나오는 횟수까지를 배터리 수명으로 보고 있는데, 개발된 전해액 기술은 상온(25도)에서 200회 충·방전 후에 첫 번째 사이클의 방전용량 대비 85.4%의 높은 방전용량 유지율을 보였다.
또한, 고온(45도)에서 100회 충·방전 후 91.5% 발현, 저온(영하 20도) 구동에서도 300회 충·방전 후 72.1% 발현하는 등 완전 충전-완전 방전 조건에서 기존 상용 기술 대비 약 20% 높은 용량 유지율을 보여줬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새로운 솔베이션 구조를 가지는 전해액(partially and weakly solvating electrolyte, PWSE) 기술은 리튬 코발트 산화물 양극을 사용해 영하 20도에서 60도의 넓은 온도 범위에서 극대화된 성능을 얻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여기에 더해 60도와 80도 고온 저장에서도 저장 성능이 유지됨도 확인했다. 특히 리튬금속 전지용 전해액 기준 프레임을 제시한바, 이는 리튬이차전지 전해액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세훈 박사과정은 “새로운 솔베이션 구조에 의한 리튬이온의 이동도 향상과 구동 온도 범위의 확장 그리고 전해액 첨가제에 의한 안정적인 전극-전해질 계면 형성의 시너지 효과에 의해 기존에 보고된 리튬금속 전지용 전해액 기술 개발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최남순 교수는 “개발된 전해액 기술은 기존에 보고된 전해액들과는 달리 리튬이온을 끌어당기는 힘이 다른 두 개의 용매를 사용하여 리튬이온이 잘 이동하게 하고 전극 표면에서도 원하지 않는 부반응을 감소시키는 새로운 솔베이션 구조를 형성해 리튬금속 전지 구동 온도 범위를 넓힌 획기적인 시도”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전해액 설계 전략은 기존에 개발된 전해액들의 좁은 온도 구동 범위 및 리튬이온의 이동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켰으며 이온성 첨가제 도입으로 인한 안정한 전극-전해질 계면 형성을 통해 전지의 성능 열화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였다.
이로써 박막 리튬금속 음극과 고용량 양극 소재를 적용한 전지의 수명 특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캄애 따라 향후 고성능 전극 소재 디자인을 위한 요소 기술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최남순 교수, 김세훈, 이정아, 김보근, 변정환 연구원과 경상국립대학교 나노신소재융합공학과 이태경 교수,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강석주 교수, 백경은 연구원, 이현욱 교수, 김주영 연구원이 공동 진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에너지 & 인바이론멘탈 사이언스(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9월 13일자 온라인 공개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솔베이 스페셜티 폴리머즈 코리아(Solvay Specialty Polymers Korea)의 지원과 ㈜후성으로부터 첨가제 합성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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