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계신문] 탄소나노튜브는 강철의 100배 이상 강한 강도를 가지면서 동시에 무게는 1/4 이하로 가볍고 구리 수준의 높은 전기전도도를 가지는 신소재이다.
탄소나노튜브로 섬유를 만든다면, 이론적으로 기존 탄소섬유의 성능을 능가할 수 있어 항공우주, 국방 및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개별 탄소나노튜브의 우수한 물성을 섬유화했을 때 그대로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고, 현재 탄소나노튜브의 가격이 매우 높아 본격적인 상용화에는 어려움이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 복합소재기술연구소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구본철 박사 연구팀이 울산과학기술원(UNIST) 채한기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초고강도·고탄성 탄소나노튜브 복합 탄소섬유 저가 공정기술을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탄소섬유는 고분자인 폴리아크릴로니트릴(PAN) 기반의 고강도 섬유 또는 석유 잔사유인 피치를 이용한 고탄성 섬유로 각각 제조한다. KIST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와 폴리이미드(PI)를 이용해 높은 강도를 유지하면서 탄성률을 획기적인 수준으로 향상시킨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연속식 습식 방사공정을 이용해 탄소나노튜브와 폴리이미드의 복합섬유를 제조한 후, 고온 열처리하여 강도(6.2 GPa)를 유지하면서 높은 탄성률(528 GPa)을 가지는 섬유를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에 상용화된 탄소섬유의 탄성률(약 320 GPa)의 1.6배 수준이다.

또한, 제조된 섬유의 미세구조를 분석해 탄소나노튜브와 폴리이미드의 복합화가 탄소나노튜브의 배향을 향상시키고, 섬유 내 공극을 줄여 물성이 향상되었음을 검증해냈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를 저가의 폴리이미드로 최대 50 %까지 대체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초고강도와 탄성률을 유지하는 섬유를 제작할 수 있었다.
구본철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저가 고분자를 활용함으로써 탄소나노튜브 기반 탄소섬유 제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게 되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그동안 가격 문제로 활용되지 못했던 항공우주, 국방 및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향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소재는 우주, 항공, 국방 분야뿐만 아니라 스포츠 등 고성능이 요구되는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발사체 노즐이나 차세대 전투기 등에 활용 가능하고 고압 수소저장탱크에도 적용 가능하며 기존 사용하는 탄소섬유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고탄성·고강도의 물성을 충족시킬 수 있다.
개발된 차세대 탄소섬유는 실용화를 위해서는 핵심 소재인 고결정성, 초장형(super long) 이중벽 탄소나노튜브(DWCNT)를 대량으로 합성이 이루어져야 하며, 연구실 규모에서 산업화가 가능한 파일롯 이상 수준으로 올려 대량생산화를 추진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다중벽 탄소나노튜브(MWCNT) 위주로 생산 중이기 때문에 이중벽 탄소나노튜브는 수입에 의존해야 하며, 가격 역시 단일벽 탄소나노튜브(SWCNT)에 비해서도 고가인 상황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KIST의 K-Lab 및 개방형 연구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의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 결과는 ‘Composites Part B: Engineering’ 탄소섬유 개발 50주년 기념 특집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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