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계신문] 농촌진흥청은 미국 퍼듀대학교와 함께 세계 최초로 형광실크를 이용한 ‘정품인증 히든 2차원 바코드(hidden 2D Barcode) 식별자’를 개발했다.
이 식별자는 자연광으로는 색 구분이 되지 않으며, 고유 파장을 갖는 천연 형광 피브로인 단백질 특성상 각 형광실크에 맞는 광학적 방식으로만 숨은 부호(코드)를 읽을 수 있다. 식별자 인식 후에는 고차원 인증코드가 생성돼 강력한 위조 방지 기능을 지닌다.
소비자가 스마트폰 또는 식별자 인식 장치(리더기)로 식별자를 인식하면 상품 정품인증은 물론, 유통 경로나 제품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특허청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고 플랫폼이 다양화되면서 위조(가짜) 상품의 불법 제조와 유통에 따른 소비자 및 기업 지식재산권 침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특히, 위조 상품의 주요 대상이 되는 의약품, 고급 주류는 소비자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크다. ‘안전한 의약품 접근권을 위한 유럽 동맹’(EAASM)에 따르면, 글로벌 위변조 의약품 시장 규모는 한 해 750억~2천억 달러(약 82조~220조원)에 이르고, 온라인에서 팔리는 의약품의 97%는 불법으로 유통되는 것들이며, 가짜 약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이 전 세계 인구의 약 25% 수준이다.
현재 제조업계는 일련번호를 위한 바코드, QR코드, 홀로그램 또는 RFID/NFC 등 포장 보안 방식으로 정품인증과 유통 추적을 수행해 왔지만, 이러한 보안 방식은 복제 또는 해킹이 쉽고, 포장이 제거되었을 때 내용물의 진위를 식별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의약품의 경우 한 차원 높은 보안 방식으로, 개개의 약을 식별하는 약 일체형 인증(on-dose authentication)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약 일체형 인증 기술에는 마이크로크기의 실리카 입자, 금속(금·은) 입자, 폴리머(PS, PEG, PVA, PLGA, PEGDA), 산업용 색채 염료 소재 등이 있으나, 이러한 소재는 약 복용 후 체내에서 분해 또는 배설되지 않고 흡수되어 축적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 개발한 식별자를 적용하면 복제, 해킹이 어렵고 의약품, 주류, 식품 등 상품 자체와 일체화 공정이 가능해 포장 없이도 정품인증을 할 수 있다. 또한, 위조 상품 방지 기능 외에도 다양한 보안‧인증‧식별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올해 5월 국제학술지 ‘ACS Central Science’에 게재됐으며,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농촌진흥청은 2020년에도 퍼듀대와 함께 형광실크를 이용해 ‘위조 의약품 방지 인증 보안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이는 천연물질인 형광실크 식별자와 알약을 일체형으로 제작해 소재 수준에서 위약 제조를 막을 수 있는 기술이다.
최광호 농촌진흥청 곤충양잠산업과장은 “이번 연구 결과가 국내 양잠산업의 발전을 돕고, 가짜 상품 유통을 근절시켜 소비자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해 경제적 손실을 막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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