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중고차판매업 진출 관련 사업조정 신청 건에 대해 지난 28일(목)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를 개최한 결과,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중고차판매업 사업개시 시점을 1년 연기하기로 했다.

[기계신문]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중고차 판매업 진출 관련 사업조정 신청 건에 대해 지난 28일(목)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를 개최하여 사업조정 권고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지난 1월 사업조정 신청 이후 2월부터 당사자간 자율조정(2차례)과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자율사업조정협의회(4차례)를 개최하여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하였으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이번 심의회를 개최하였다.

이전에도 현대차·기아차와 중고차업계 간의 상생방안 합의 도출을 위한 중기부의 노력은 2019년 2월 생계형 적합업종이 신청된 이후 줄곧 이어져 왔다.

심의회는 전문기관 2곳이 수행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로 인한 ‘중소기업의 피해 실태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신청인 및 피신청인의 의견을 청취한 후, 위원들간의 토론으로 권고안을 도출·의결하는 절차로 진행되었다. 이날 회의는 안건을 두고 위원들 간 격론이 이어져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2시간 40분 늦게 마무리되었다.

심의회가 의결한 사업조정 권고안의 주요내용을 보면, 우선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중고차판매업 사업개시 시점을 1년 연기한다. 다만, 2023년 1월~4월 동안 각각 5천대 내에서 인증중고차 시범판매가 허용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중고차 판매대수를 2년간 제한한다. 판매대수 산출기준은 국토교통부 자동차 이전등록 통계 자료의 직전년도 총거래대수(사업자거래(알선이전+매도이전)+당사자거래)와 사업자거래 대수의 산술평균값으로 한다.

▲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중고차 판매대수 제한 조건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신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의 중고차 매입 요청시에만 매입하고, 매입한 중고차 중 인증중고차로 판매하지 않는 중고차는 경매 의뢰해야 한다.

이때 경매 참여자를 중소기업들로 제한하거나 현대차·기아가 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와 협의하여 정한 중고차 경매사업자에게 경매 의뢰하는 대수가 전체 경매의뢰 대수의 50%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대한 이번 사업조정 권고는 3년(2022.5.1~2025.4.30) 간 적용되며 위반할 경우 공표, 이행명령, 벌칙 등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에 따른 조치가 취해진다.

사업조정제도는 대기업 등이 사업을 인수·개시·확장해 해당 지역이나 업종의 중소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을 때 중소기업이 신청할 수 있다. 관련 규정에 따라 정부는 대기업에게 3년 이내에서 사업의 인수·개시·확장을 연기하거나, 품목·시설·수량 등을 축소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지난 3월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가 중고차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음에 따라 완성차업계를 포함한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공식적으로 가능해졌다. 시장에서는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판매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가 높아진 한편, 중소사업자 등 기존 중고차업계에서는 우려가 커졌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중고차 사업을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적합업종으로 2013년과 2016년 두 차례 지정하여 총 6년간 보호하였고, 이 기간이 종료되자 중고차 업계는 중고차 사업을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여 줄 것을 신청, 이를 반영하여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는 향후 사업조정 과정에서 중소사업자를 고려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부대의견을 제시하였다.

이에 앞서 국회 을지로위원회에서는 완성차업계의 진출에 대하여 연도별 단계적 진입방안을 마련하면서,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매입에 따른 부작용 우려에 대한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중기부의 사업조정심의회는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사업 진출에 따른 기존 중소 중고차 사업자의 충격을 완화하면서도 소비자의 기대를 어떻게 충족시킬지에 대한 절충선을 찾는데 많은 고심을 기울였다.

중기부는 이번 사업조정 권고에 중소기업들의 요구를 절충적으로 반영하여 일부 유예기간 및 단계적 진입제한 조치를 부여함으로써 중소기업이 공제조합 설립, 전산 고도화 등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게 되고, 중고차 매입물량 부족, 매입가격 상승 등에 따른 중소기업의 부정적 영향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에게는 내년 5월부터 인증증고차 사업을 본격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제한적으로 조기 시범운영을 허용함으로써 소비자들도 내년 1월부터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인증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사업조정심의회 위원장을 맡은 중기부 조주현 소상공인정책실장은 “그간의 오랜 논의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사업활동 기회’를 실질적으로 확보하면서도 중고차 시장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조화로운 방안을 찾기 위해 위원들이 많은 고심을 했다”면서 현대차와 기아에 대해 “이번 중기부의 사업조정 권고를 수용하고 잘 준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중소기업계에 대해서도 “심의회의 결과에 백퍼센트 만족하지는 못하겠지만, 3년이라는 사업조정 권고기간을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준비기간으로 삼아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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