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계·철강 등 대부분 업종에서 중국의 부상이 2021년에도 우리의 해외 경쟁 여건을 악화시키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고, 미국 대선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아 경쟁 여건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계신문] 산업연구원(KIET)은 25일 발표한 ‘2021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1년에도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겠지만, 기저효과 및 경기회복, 친환경 관련 신수요 등으로 일정부분 회복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실물경기는 올해 2분기까지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에 코로나 사태의 진정과 경제활동 재개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민간소비가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건설투자도 다시 감소한 모습이나, 설비투자는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수출(통관기준)은 코로나19 확산, 글로벌 경기 위축, 유가 하락 등으로 지난 2분기에 큰 폭 감소한 이후, 하반기 들어 주요국들의 경제활동 재개 등으로 감소 폭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 산업생산지수 증가율 추이

코로나19 백신의 개발과 보급 개시로 2020년에 비해 코로나 위협이 상당 정도 억제된다는 전제 하에서, 2021년 세계경제는 주요국의 회복과 기저효과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률을 회복할 전망이다.

미국경제는 정부의 재정 부양과 연준의 저금리 기조 등으로 고용 여건 등이 개선되면서 플러스 성장률이 기대되고, 유로권과 일본 역시 코로나19 영향의 완화에 따른 내수 안정 등으로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다. 중국경제는 코로나19 억제와 내·외수의 동반 개선 속에서 연간 성장률이 약 8%대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가 전망된다.

▲ 전 세계 및 권역별 산업생산 증가율 추이

국제유가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가와 산유국들의 공급량 조절 등으로 상승이 예상되나, 코로나19의 불확실성으로 소폭 상승에 그칠 전망이며,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경기회복, 미국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인한 달러공급 확대, 중국 경기의 빠른 회복에 따른 위안화 강세 등이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연평균 1,110원 내외가 예상된다.

▲ 국제유가 추이 *음영 부문은 연간 변동 범위(최소값~최대값)

2021년 국내경제는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외수의 점진적인 개선과 2020년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3.2% 수준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2021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가장 큰 변수이나, 대외적으로는 주요국들의 경기 회복 양상과 경기부양책 효과 지속 여부, 미·중 대립 추이 등이, 국내적으로는 한국판 뉴딜 정책의 효과와 반도체 및 관련 장비 수출 지속 여부 등이 추가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간소비는 전년도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로 개선될 여지가 크나 고용 부진, 가계부채와 주거비용 부담 증가, 기업실적 감소에 따른 임금상승률 둔화 우려, 정부의 추가 부양정책에 대한 부담감 등의 상황을 고려할 때 개선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내년 설비투자는 코로나19의 장기화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경기회복과 ICT 부문의 선제적 투자수요 등을 중심으로 견조한 증가세가 예상되고, 건설투자 역시 공공인프라와 관련된 정부의 SOC 확대 정책 영향으로 토목 중심으로 회복할 전망이다.

2021년 수출은 코로나19에 대한 각국의 대응능력 강화로 부정적 영향이 다소 줄어들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및 주요국의 경기회복과 전년 부진의 기저효과로 11.2% 증가할 전망이다.

수입은 반도체 장비 수입과 국제유가 회복세, 기저효과 영향 등으로 증가하겠지만, 위축된 수요부문의 더딘 회복세와 2021년까지 지속될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증가율이 수출보다는 다소 낮은 9.6%가 전망된다.

2021년은 전체 교역규모가 회복되는 가운데, 수출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지난해보다 증가한 521억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국내 12대 주력산업 수출은 코로나19로 인한 전반적인 세계경기 부진으로 수요 부족이 발생한 가운데 원유가 하락, 경쟁 심화 등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수출액이 9.9%나 감소했지만, 하반기에는 감소 폭이 4.8%로 크게 둔화되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사회로의 진입 및 관련 경제활동이 증가하며, 이와 관련한 데이터 저장을 위한 SSD를 포함하는 정보통신기기산업의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 수출입 증가율과 무역수지 추이

인도 지연, 수요 부족 등으로 상반기에 수출 감소세를 면치 못했던 조선, 가전, 반도체, 이차전지 등은 하반기에 증가세로 반전했다. 가전, 반도체 등은 비대면 사회에 따른 수요 및 대기수요 실현 등이 반영된 것이며, 이차전지는 유럽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늘고 있는 친환경 자동차의 보급에 따른 것이다.

다수의 산업에서 내수가 감소했지만, 그 감소 폭이 크지 않고, 일부 산업은 내수가 오히려 증가했다. 일반기계, 철강, 정유, 석유화학, 섬유, 가전, 디스플레이 등은 국내외 수요산업의 수출 수요가 위축되어 내수도 감소하였고, 가전은 국내 판매가 줄었지만, 하락 폭이 크지 않다.

다수의 신차 출시와 개별소비세 인하가 이루어진 자동차, 국내 해운산업 재건을 위한 선박의 인도가 이루어진 조선, 수요산업의 수출이 확대된 반도체와 이차전지, 신규 수요가 늘고 있는 정보통신기기 등은 내수는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

▲ 2020년 주요 산업별 수출 증가율 추정(단위 : %, 전년동기대비) *달러 표시 가격 기준

대부분 업종에서 중국의 부상이 2021년에도 우리의 해외 경쟁 여건을 악화시키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고, 미국 대선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아 경쟁 여건은 악화될 전망이다.

소비 촉진 정책에 의해 올해에 수요가 실현되었던 자동차, 가전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산업이 수요산업의 수출 확대에 힘입어 국내 수요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국내시장에서 중국 제품 및 해외생산 제품과의 경쟁 심화로 국내 경쟁 여건이 악화되겠지만, 신제품 출시 및 국내 생산구조의 고도화 등으로 경쟁 여건이 개선되는 측면도 상존해있다.

2021년 12대 주력산업의 수출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서 회복되면서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2019년 수준을 회복하기는 힘들고, 기저효과가 큰 상반기에 10.6%의 높은 증가가 전망된다. 올해에 비해 경기가 회복되겠지만, 2019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중국 등 후발국과의 경쟁 심화, 자국 산업 보호 경향 심화 등이 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종 내구소비재로 경기에 민감하여 올해 수출이 크게 감소한 자동차, 가격 하락에 크게 영향을 받았던 정유, 석유화학 등은 10% 이상의 큰 폭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이차전지는 지속적인 수요 증가로 올해 증가세에 이어 각각 9.9%, 13.1%, 5.7% 등의 비교적 높은 수출 증가율이 전망된다.

해외생산 중심의 이차전지는 수출이 증가되겠지만, 해외 생산기지가 안정화되면서 해외 수요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출은 5.7%로 제한적 증가가 예상된다. 디스플레이는 올해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여 2021년 성장세를 보이기는 하겠지만, 2.4%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 2021년 주요 산업별 수출 증가율 전망(단위 : %, 전년동기대비) *달러 표시 가격 기준

수요산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일반기계, 철강 등도 각각 6.3%, 7.7%의 수출 증가세를 구현하지만, 중국 등과의 경쟁으로 증가 폭이 제한적일 전망으로, 대부분 산업이 올해 상반기에 대한 기저효과가 커서 2021년 상반기의 증가율이 더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주요 산업의 내수는 크게 감소하지는 않아 2021년 큰 폭의 증가세는 쉽지 않고, 일부 산업은 역기저 효과로 감소할 전망이다.

내수 진작책 등으로 올해 큰 폭으로 증가했던 자동차, 조선 등의 내수는 2021년 각각 3.4%와 10.5%의 감소를 기록하고, 국내 LCD 생산감소로 소재 수요에 의존하는 디스플레이의 내수도 1.1% 감소할 전망이다. 반도체가 5.8% 증가하는 것을 제외하면 일반기계, 정유, 석유화학, 섬유, 정보통신기기, 가전 등 대부분 산업이 작년의 부진에서 다소 회복하는 수준인 5% 미만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경기회복 등으로 올해 높은 증가율 기록하였던 조선이 3.4% 감소하는 것을 제외하면, 2021년 대부분 산업에서 비교적 높은 수입 증가가 예상된다. 자동차 등은 고급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 8.4%나 증가할 전망이다.

철강, 섬유, 가전, 정보통신기기, 이차전지 등은 각각 13.7%, 10.1%, 3.8%, 5.0%, 15.3%만큼 큰 폭으로 증가하는데, 이는 저가 범용제품이나 국내 기업의 해외생산 제품 수입 증가에 기인한다.

국내 생산설비 증설과 관련한 제조 장비 및 부품 등의 수입 증가로 일반기계 수입이 3.2% 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수입 단가 인상으로 정유(5.9%), 석유화학(18.4%) 또한 증가할 전망이다.

▲ 2021년 주요 산업별 생산증가율 전망(단위 : %, 전년동기대비) *자동차는 완성차, 조선은 건조량, 철강은 철강재, 석유화학은 3대 유도품, 정유는 석유제품 기준이고 여타 업종은 금액 기준

수출이나 내수가 부진한 가전, 디스플레이 등의 생산이 각각 1.1%, 3.5%만큼 다소 감소하지만, 대부분 산업에서 생산이 증가할 전망이다. 내수 판매는 감소하지만, 수출 증가에 힘입어 자동차 생산은 6% 증가하고, 물량 기준으로 조선의 생산은 10.8% 증가할 전망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영향으로 내수 및 수출의 증가로 반도체와 통신기기는 각각 10.2%, 7.5%로 여전히 높은 생산 증가세를 기록하고, 가전, 디스플레이 등도 생산이 감소하기는 하지만 감소율이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일반기계, 철강, 정유, 석유화학, 섬유, 이차전지 등은 3% 내외의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2021년에도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수출 등이 2019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으로 기업 경영 상황은 여전히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와 더불어 모든 산업 분야에서 중국 등 신흥국의 도전이 보다 거세질 것으로 판단되어 이에 대응하는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4차 산업혁명 및 코로나 19로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 등에 따라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고 이에 따라 신산업이 출현하는 등 산업의 구조가 변화하고, 기존 산업에서도 고급화 및 차별화 요구가 강해지는 상황이다. 중국의 부상, 미·중 마찰, 코로나19 사태, 자국 산업 보호 육성 등으로 글로벌 가치사슬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우리 산업도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산업연구원 조철 선임연구위원은 “많은 산업에서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여전히 유동성 공급, 수요 촉진, 고용 유지, 탄력적 노사관계,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통상정책 등 산업 기반 유지를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며 “경영상 애로 탈피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주요 산업 부문에서 인수합병 및 매각, 대형화, 전문화, 비수익사업 정리 및 새로운 플랫폼 진출, 신산업 분야로의 진출 등 구조조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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