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 제조 단순화로 가격경쟁력 확보 가능

[기계신문] UNIST 신소재공학과 최경진 교수팀은 실리콘 태양전지의 ‘후면 분리막’(또는 후면 전계층)의 성능을 개선하고 제조공정은 단순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가격경쟁이 치열한 실리콘 태양전지 분야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분리막은 태양전지의 효율을 좌우하는 중요한 전지 구성층이다. 연구진은 유기물로 이뤄진 분리막에 물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성능은 높이고 고가의 전지 제조 공정은 줄였다.

최경진 교수는 “유기 박막(강유전체)의 전기적 특성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n형·p형 실리콘 태양전지에 모두에 이 박막을 쓸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유기 물질 박막의 고질적 문제인 온도·습도 불안정성도 해결하여 상용화 가능성이 밝다”고 설명했다.

▲ 제조된 태양전지의 구조(a) 및 물에 의한 유기박막 내부 구조 정렬 전(b) 후(c) 비교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은 광(光)생성 전자 및 정공 간 재결합을 얼마나 감소시킬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고효율의 실리콘 태양전지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진공장비 등 고가의 장비를 활용해 증착한 고품질의 비정질 실리콘층, 질화막 또는 산화막이 실리콘의 전계층 및 부동층을 실리콘 태양전지 표면에 형성한 후, 추가적으로 복잡한 공정들이 요구된다.

실리콘 태양전지 후면 분리막은 광생성 전자와 정공 간 재결합을 방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리콘, 페로브스카이트 등 태양광을 받은 광활성층이 전자와 정공을 내놓는데, 이 전자(음전하, -)와 정공(양전하, +)이 결합해 사라지는 것을 막는다. 전지가 생산하는 전력량은 전자와 정공 양이 결정하므로 전지 효율을 높이려면 이들의 재결합을 효과적으로 막는 분리막이 필요하다.

▲ 다공성 유기 박막의 전자 현미경 이미지 및 스침각 X선 회절 패턴

최 교수 연구팀은 유기물 강유전체 박막에 미량의 물을 첨가해 분리막의 효율을 높였다. 기름처럼 물을 싫어하는 유기 박막에 물을 첨가하면 수 마이크론(㎛) 길이의 파이버 형상 유기물 입자가 조밀하고 규칙적인 구조로 정렬된다. 미세구조가 정렬됨에 따라 전자는 끌어당기고 정공은 밀어내는 힘이 더 커져 분리막의 성능이 좋아진다.

또, 전지 제조 과정 중 분리막에 ‘구멍’을 뚫는 고가의 공정이 필요없다. 분리막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이라 구멍을 뚫어 전자와 정공의 통로를 만들어줘야 한다. 반면 새롭게 개발된 분리막은 첨가됐던 물을 증발시켜 제거함으로써 그 자리에 구멍을 쉽게 만들 수 있다.

UNIST 신소재공학부 강성범 연구원은 “유기 박막 내부 미세구조의 정렬현상(결정성 증가)을 발견하고, 이를 이용한 실리콘 태양전지 제조 방식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최경진 교수는 “이번 연구로 무기물에 한정돼 있던 실리콘 태양전지 후면 전계층 기술을 유기물로 확장했다”며 “고가의 진공장비가 필요한 무기 박막 태양전지와 달리 유기  박막을 쓸 경우 공정이 간편해져 가격경쟁력을 갖춘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 a. 유기물 (PEDOT:PSS)-실리콘-유기물(P(VDF-TrFE) 하이브리드 태양전지의 모식도. b. P(VDF-TrFE) 유기 박막의 유무에 따른 태양전지의 효율 그래프. 18.37%의 효율을 나타냄. c. 유한차분시간영역법을 통한 유기박막(VDF-TrFE)의 효과 규명

실리콘 태양전지는 뛰어난 가격경쟁력으로 태양전지 시장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지만, 고효율의 실리콘 태양전지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고온 및 진공 공정을 포함한 복잡한 공정이 요구된다.

특히, 기존의 기술들은 진공장비를 이용해 비정질 실리콘층, 질화막 또는 산화막을 실리콘 태양전지의 후면에 증착하는 등의 방법이 이용돼 고효율의 실리콘 태양전지의 장점인 가격경쟁력을 잃는 역설이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제안한 다공성 유기박막은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던 고온의 도핑 공정 및 진공장비 사용을 대체할 수 있어 실리콘 태양전지의 초저가화 및 고효율화에 새로운 전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 다공성 유기 박막은 실리콘의 도핑 타입과 무관하게 광생성 전자 및 정공 간 재결합을 효율적으로 감소시켰다. 이는 연구팀이 개발한 다공성 유기 박막이 실리콘 태양전지의 고효율화 및 초저가화에 주요 기술로 사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양한 실리콘 기반 전자소자의 성능 향상에 핵심요소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9월 13일자 온라인 공개됐으며,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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