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 구조 갖는 이차원 나노 물질 개발

[기계신문] 언제 어디에서나 신호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물인터넷 (IoT)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입을 수 있는 전자기기를 제작하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무전원으로 전자기기에 전력을 제공할 수 있는 마찰전기 발생 장치에 대한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휴대성과 기계적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는 물질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이차원 물질은 앞선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물질로서, 원자층 수준의 얇은 두께로 인한 높은 광학 투과성과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마찰전기를 발생시킬 때의 절연체 물질과의 대전 서열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이차원 물질 자체의 특성을 조절하여 더 높은 수준의 마찰전기 발생 효율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이차원 물질 자체에 격자 뒤틀림 등 다양한 구조적 변화를 주어 절연체 물질과의 접촉 시 유도되는 자유전자의 양을 증대시킬 수 있는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이승기 박사 연구팀이 전북대 신소재공학부 정창규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종잇장과 같이 평면 형태를 갖는 이황화 몰리브덴에 주름 구조를 형성해 마찰전기 발생효율을 기존 대비 40% 이상 증가시키는 터치센서를 개발했다.

▲ 광원 열처리 기반으로 합성된 주름진 이황화 몰리브덴 이미지

일반적인 마찰전기 발생장치로 충분한 전기를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장치의 크기가 크고 무거워져 입을 수 있는 전자기기에 적용할 수 없었다.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원자 한층 수준의 얇은 두께와 높은 물리적 특성을 가지는 이차원 반도체 물질을 마찰전기 발생장치의 활성층으로 적용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마찰전기가 발생할 때는 접촉하는 두 물질의 종류에 따라 발생하는 전기의 세기가 다른데, 기존의 이차원 물질은 전기를 유도하기 위해 접촉시키는 절연체 물질과 원활히 전하를 주고받지 못해 마찰전기를 통해 생산하는 에너지의 출력이 현저히 낮은 문제가 가지고 있었다.

KIST-전북대 공동연구팀은 이차원 반도체 물질인 이황화 몰리브덴(MoS₂)의 특성을 조절하고 구조를 변경시켜 마찰전기 발생효율을 증가시켰다.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강한 열처리 공정을 통해 소재를 구겨지게 해, 내부응력이 인가된 주름진 소재를 개발했다.

이렇게 만들어낸 소재는 주름 구조로 인해 단위면적당 접촉 면적이 넓어져 기존 이황화 몰리브덴보다 40%가량 마찰전기 발생효율이 향상되었다. 또한, 1만 회의 반복 실험에서도 안정적인 마찰전기 출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유연 기판상에 제작된 입을 수 있는 무전원 터치센서 이미지 및 구동

연구팀은 최종적으로 개발된 주름진 이차원 소재를 터치패드나 디스플레이에 활용되는 터치센서에 적용함으로써 배터리 없이도 구동할 수 있는 가볍고 유연한 무전원 터치센서를 개발했다. 발전효율이 높아진 터치센서는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전력 없이도 적은 힘으로 터치 신호를 인식할 수 있게 됐다.

KIST 이승기 박사는 “반도체 소재의 내부 응력제어는 기존 반도체 사업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하는 기술로서 이차원 반도체 물질 합성과 동시에 내부응력을 인가하는 소재 합성 기술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고분자와의 복합화로 마찰전기 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이차원 물질 기반 차세대 기능성 소재 개발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내부 응력이 인가된 주름진 구조의 이황화 몰리브덴을 새롭게 개발하고, 기존의 소재 대비 마찰전기 발생의 효율·수명 특성의 개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황화 몰리브덴을 비롯한 이차원 물질의 마찰전기 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소형화·경량화가 필요한 웨어러블 전자기기 분야로의 적용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의 주요사업과 신진연구자지원사업 등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Nano Energy’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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