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분야 차세대 전지로 손꼽히는 ‘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을 90% 이상 절감한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한국전기연구원(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계신문] 한국전기연구원(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박준우 박사팀이 ▲전고체전지의 핵심 구성요소인 ‘고체 전해질’을 현존 가격대비 1/10 수준의 비용으로 제조할 수 있는 ‘특수 습식합성법’과 ▲전고체전지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고체전해질 최적 함침 기술’을 개발했다.

전고체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기존 가연성의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전지다.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의 위험이 없고, 온도 변화나 외부 충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 및 분리막이 따로 필요하지 않아 전지의 고용량화, 소형화, 형태 다변화 등 사용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한 차세대 유망 기술로 손꼽힌다.

▲ 리튬이온전지와 전고체전지 비교

고체 전해질을 제조하는 방법은 고에너지 볼밀링 공정을 통한 ‘건식합성법’과 화학반응을 활용하는 ‘습식합성법’이 있다. 습식합성법은 건식합성법과 비교했을 때, 복잡한 공정 없이 고체 전해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어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결과물의 이온 전도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단점이 존재했다.

이번에 KERI가 개발한 성과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고체 전해질 합성법은 낮은 순도의 저렴한 원료(출발물질)로도 성능이 뛰어난 고체 전해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특수 습식합성법’ 기술이다.

연구팀은 최적의 합성을 가능하게 하는 첨가제를 통해 간단한 공정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습식만의 장점과, 높은 이온 전도도를 가진 고체 전해질을 만들 수 있는 건식만의 장점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제조 공정을 실현했다.

▲ 기존 고체 전해질 제조법과 ‘KERI 특수 습식합성법’과의 비교

무엇보다 기존의 고체 전해질 합성법은 건식과 습식에 상관없이 모두 비싼 고순도의 원료를 활용해야만 했는데, KERI가 개발한 특수 습식합성법을 활용하면 기존 고순도 원료 대비 1/10 수준 가격인 저순도 원료로도 높은 이온 전도도를 가진 좋은 성능의 고체 전해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KERI는 전고체전지용 양극(+)의 대면적 생산과 생산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하는 ‘고체전해질 최적 함침 기술’도 개발했다. 양극은 전지의 용량을 결정하는 핵심 구성요소 중 하나다.

그동안 전고체전지를 만들기 위해 고체 전해질을 용매에 녹여 전극에 스며들게 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지만, 녹인 용액의 점도가 높아 충분한 양의 고체 전해질 용액이 함침되기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최적화된 함침 공정 설계를 통해 고체 전해질을 양극에 균일하게 분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이를 통해 낮은 비율의 고체 전해질만으로도 활물질2)을 많이 포함하여 높은 에너지밀도를 가진 전고체전지용 양극을 제조할 수 있었다.

▲ (좌) 최적 함침 전 양극 단면(고체 전해질 용액이 두꺼운 전극 안쪽까지 들어가지 못하고 표면에 많이 쌓임)과 (우) KERI 최적 함침 후 양극 단면(고체 전해질 용액이 두꺼운 전극 안쪽까지 균일하게 침투)

해당 기술의 최대 장점은 액체 전해질 기반 리튬이온전지 양극을 제작하던 기존의 생산라인을 거의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기존 리튬이온전지 제 조 사 들 도 함침을 하는 공정파트의 설비 일부만 구축하면 쉽게 전고체전지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박준우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특수 습식합성법은 비싼 원료와 복잡한 고에너지 공정 방식이 없어도 높은 수득률로 고체 전해질을 제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조 기술이며, 함침 기술은 기업에서 비싼 비용을 들일 필요 없이 기존 생산라인을 활용해 쉽고 간단하게 전고체전지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공정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 KERI 고체 전해질 최적 함침 기술을 통한 전고체전지 대량생산 가능

이상민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전고체전지의 가장 핵심이 되는 저가형 고체 전해질 소재에 대한 합성법이 개발돼 그 실현 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며 “현재 산업부 리튬기반 차세대 이차전지 성능 고도화 및 제조 기술 개발 사업의 성공 수행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전고체전지의 대형화 및 대량생산이 요구되는 전기차, 전력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보고, 기술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기술에 대한 원천 특허출원을 2019년에 완료했으며, 관심 있는 수요업체를 발굴하여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전지의 상용화를 주도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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