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UNIST 게놈산업기술센터(KOGIC)가 하버드대학교, 서울대학교, 제주대학교, ㈜클리노믹스 등과 공동 연구를 통해 멸종위기 종인 고래상어의 유전체 정보(게놈, genome)를 해독·조립·분석한 결과, 유전자의 길이와 수명 간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한국 아쿠아 플라넷 제주에서 제공한 고래상어 샘플로부터 완성한 고래상어 표준 게놈을 84개 생물의 전장 게놈(whole genome) 정보과 대조해 고래상어의 ‘인트론’ 길이가 다른 생물체에 비해 긴 것을 확인했다.

인트론(Intron)은 유전자 중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지 않는 부분인데, 수명과 연관 있는 기초대사량(Basal Metabolic Rate, BMR)과 관련이 있다.

고래상어는 평균 길이는 20m, 무게 42톤에 이른다. 또 수명도 길다. 가장 오래 산 고래상어의 경우 수명이 약 100년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몸집이 큰 생물체는 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 수명이 길다고 알려져 있지만, 고래상어의 정확한 장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었다.

UNIST 게놈산업기술센터 연구팀은 고래상어의 표준게놈을 구축하고 이를 84개 생물체의 게놈과 대조해 고래상어가 상대적으로 긴 ‘인트론’을 갖고 있는 것을 밝혀냈다.

▲ 고래상어(붉은 박스표시)를 포함하여 총 85 생물 종 비교 연구를 통해 게놈이 가지는 물리적인 특성들과 몸무게, 수명, 기초 대사량들과 상호 연관성을 분석할 수 있다. 게놈의 크기는 단순히 ‘크다’ 혹은 ‘작다’로 표현되는 수치적인 것이 아니라, 길이가 긴 게놈에 많은 정보를 담고 있고 그 정보들을 파악하여 인간의 수명과 같은 생물학적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고래상어는 다른 생물체보다 염기서열이 반복되는 형태가 많았다. 무작위한 서열이 아닌 규칙성이 있는 반복서열이 인트론 부위에서 많이 발견됐는데, 이는 인트론 부위가 또 다른 기능을 가질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연구팀은 인트론의 새로운 기능 중 일부가 노화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승구 UNIST 박사는 “고래상어 유전자에는 그 기능이 명확하지 않은 ‘CR-1’, ‘Penelope’와 같은 반복서열이 다른 생물 종들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많았다”며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인트론의 기능 중 노화에 영향을 미치는 기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몸집(생물체 무게), 기초대사량, 게놈 크기 등 수명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요인과 고래상어의 게놈 특성과 연관된 각종 요소를 84종의 생명체와 비교 분석해 이러한 결과를 얻었다. 그 과정에서 고래상어의 표준 게놈도 구축했다.

게놈 해독을 통해 얻은 수십억 개의 짧은 단위의 염기서열을 새롭게 조립(선도 조립, de novo assembly)해 32억 개 염기쌍을 가지는 고래상어 표준 게놈 지도를 구축했다. 또한 연구진은 고래상어의 신경관련 유전자들이 긴 인트론을 갖는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냈다.

▲ 인트론 내에 존재하는 반복서열들에 대한 생물종별 함량비. 반복서열 종류에 따라 주로 존재하는 생물종이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LINE/CR1, LINE/CR1-Zenon, LINE/Penoelope 반복서열은 이번 연구를 통해 고래상어에서 가장 많이 발견됐다. 따라서 일반 다른 생물종에 비해 긴 인트론을 가지는 고래상어는 길이뿐만 아니라 그 성격도 다를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고래상어의 신경연결성(Neural connectivity) 기능을 갖는 유전자의 길이가 다른 유전자 길이보다 길다는 사실도 증명한 것이다. 신경 관련 유전자는 생물진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보통 신경관련 유전자들은 길이가 길수록 유전자가 잘 발현되며, 발현 조절이 잘 된다.

박종화 교수는 “이번 고래상어 게놈 분석 결과는 고래상어 진화 연구를 넘어 인간을 포함하는 다양한 생물종 노화 연구에 매우 중요한 연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美 하버드대학교 조지 처지( George M. Church) 교수, 뉴멕시코대학교 제레미 에드워드(Jeremy S. Edwards)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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