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이준희 교수팀, 원자 4개당 1bit 저장, 500TB급 반도체 가능성 제시

[기계신문]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이준희 교수팀이 메모리 소자의 용량을 1,00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산화하프늄(HfO₂)의 새로운 기능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평면 메모리 대비 기존보다 1,000배 이상 집적도가 향상된 500 Tb/㎠ 반도체를 구현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 향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1 나노 이하 0.5 나노미터 선폭 공정까지 안정적으로 작동할 메모리 소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는 원자들 간 강한 탄성 상호작용으로 인해 원자 하나하나를 개별적으로 제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었다. 반도체 공정이 수십 나노 공정 이하로 내려갈 경우 모든 반도체가 저장 능력을 상실하는 ‘스케일 현상’을 피할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 전압의 방향을 바꿈에 따라 원자의 위치 변환을 통해 0과 1을 조절, 1비트를 구현한다. 플래시 메모리와 달리 초저전력으로 빠르게 작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스케일링 현상으로 인해 집적도를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현재의 메모리 공정은 강유전체 메모리(FeRAM) 공정은 약 20나노, 플래쉬 메모리 공정은 10나노 선폭에서 멈춰있는 실정으로, ‘스케일 현상’이란 정보 저장 및 처리 등 물질이 가진 능력이 물질의 크기가 작아지면 약해지다가, 수십 나노미터 영역 이하로 작아지면 아예 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이준희 교수 연구팀은 산화하프늄(HfO₂)이라는 반도체에 특정 전압을 가하면 원자를 스프링처럼 강하게 묶던 상호작용이 완전히 사라지는 새로운 물리현상을 발견했다.

▲ 이번에 메모리 소재로 제시한 산화하프늄 (HfO₂)은 실리콘 친화적인 반도체로, 이미 다양한 전자제품에 사용되고 있어 산업적으로 쉽게 다룰 수 있는 물성을 지니고 있다. 나아가 초집적 원자 메모리 성질을 부여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향후 전자기기용 반도체의 집적도를 수천 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파급력을 지닌다.

전압이 원자들 사이 상호작용을 끊어주는 자연차폐막이 형성되는 현상을 이용해 마치 진공에 있는 것처럼 반도체 안에 존재하는 산소원자 4개씩을 개별적으로 스위칭하여 메모리 소재로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냈다.

또한, 정보저장을 위해서 적어도 원자 수천 개 이상이 모여 만든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도메인(1비트의 정보를 저장하기 위한 물질 내의 최소 크기 영역)이 필요하다는 기존 이론과는 달리, 도메인 없이 0.5 나노미터에 불과한 개별 원자 4개 묶음에 정보를 저장, 일반 반도체에서도 단일원자 수준의 메모리를 구현할 수 있음도 입증했다.

▲ 기존 메모리(왼쪽)는 원자간 스프링 같은 상호작용으로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수천 개 원자집단(도메인)이 동시에 움직여야 비로소 1비트를 저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단일원자를 이용하는 원자 메모리(오른쪽)의 경우 특정 전압을 걸 때 원자 간의 탄성 상호작용이 완전히 소멸되어 개별 원자 묶음 (산소원자 4개)에 개별적인 비트 저장이 가능하다.

특히 산화하프늄(HfO₂)이라는 산화물은 기존의 실리콘 기반 반도체 공정에서 이미 흔하게 사용되는 물질이어서, 원자 이론의 상업화 적용 가능성이 높고 파급력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준희 교수는 “향후 초집적 반도체 분야에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는 이론으로, 개별 원자에 정보를 저장하는 기술은 원자를 쪼개지 않는 한, 현 반도체산업의 마지막 집적 저장 기술이 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 자연 차폐막이 원자 간의 상호작용을 소멸시키므로 개별 산소원자 4개의 묶음이 완전히 진공에서처럼 독립적으로 움직여 1비트를 저장할 수 있다. 이는 500 Tbit/㎠의 집적도에 해당해 반도체산업 기반 인류가 도달할 궁극적 집적도가 될 확률이 높다.

이번 연구결과는 10nm 수준에 멈춰선 메모리 소자의 단위셀 크기 한계를 단숨에 0.5nm까지 축소할 수 있는 새로운 페러다임의 메모리 소재 원리를 발견한 데 의미가 크며, 이 이론을 적용하면 원자에 직접 정보를 저장해, 기존 메모리 소재로는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작은 크기의 반도체뿐 아니라 초집적·초저절전 인공지능 반도체 구현에까지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계산과학 등 新연구방법론으로 새로운 물성과 기능을 구현하는 신소재 개발 추진하는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및 데이터 집약형 공학·과학 분야 문제해결을 지원하는 “국가초고성능컴퓨팅 센터”의 지원 등으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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