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종대학교 홍영준·홍석륜 교수와 미국 텍사스대 댈러스(UTD) Moon Kim 교수 공동 연구팀이 기판에서 쉽게 떼어내어 자유롭게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질화갈륨 마이크로 LED를 개발했다. 사진 앞에서 왼쪽이 홍석륜 교수, 오른쪽이 홍영준 교수

[기계신문] 전자소자 및 광소자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웨어러블 및 헬스케어 응용의 수요에 따라 형태가 자유롭게 변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자나 소재의 우수한 기계적 성질뿐 아니라 유연성이 요구되는데, 현재까지는 우수한 기계적 탄성을 가지는 유기소재들이 소자 제조에 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우수한 유연성을 가지면서도 장수명, 고휘도, 고내열성의 고성능 유연소자가 필요해짐에 따라 반도체로 유연소자를 제조하는 방법들이 개발되어 왔다.

반도체로 유연소자를 제조하기 위해서 기존에는 단결정 웨이퍼에 박막 형태로 반도체를 제조, 이 박막을 웨이퍼에서 떼어낸 후 작은 칩으로 자르고, 이 칩들을 배선이 미리 형성되어 있는 유연 기판에 조립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었다.

박막을 웨이퍼에서 떼어내기 위해서는 웨이퍼와 박막 사이의 강한 화학결합을 끊어야 하는데, 고에너지 레이저나 화학적 식각 방법 등이 사용되므로 다소간의 반도체 성능저하를 수반한다.

칩 형태로 제조하기 위해서는 블레이드나 레이저를 사용하여 사각형 형태로 절단하는데, 블레이드와 레이저 톱의 최소 두께가 수십 마이크로미터 이상이기 때문에 칩을 작게 만들수록 웨이퍼에서 얻을 수 있는 칩의 면적이 급격하게 감소하게 되어 생산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

그런데 최근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고, 가위로 재단할 수 있는 LED 패널 제조기술이 나왔다. 굴곡이 있는 표면이나 인체, 로봇의 관절에 부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스플레이용 광원 개발의 새로운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종대학교 홍영준·홍석륜 교수와 미국 텍사스대 댈러스(UTD) Moon Kim 교수 공동 연구팀이 기판에서 쉽게 떼어내어 자유롭게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질화갈륨 마이크로 LED를 개발했다. 질화갈륨은 넓은 밴드갭을 가지는 반도체로 청자색 LED의 광원소재이다.

▲ 리모트 에피택시 기술을 이용한 질화갈륨 마이크로 LED 패널 제조의 공정도. (가) 리모트 에피택시 기술을 이용한 질화갈륨 마이크로막대 LED 성장, (나) LED 성장 후 투명하고 휨성이 우수한 유기필름으로 몰딩하여 열박리 테이프로 LED를 박리, (다) 전극 형성 후 금속 호일 또는 전류주입이 가능한 표면에 전사, (라) 전류를 인가하여 LED를 발광(휘면서 LED 작동 테스트 수행)

연구팀은 리모트 에피택시를 사용하여 공간적으로 이격된 마이크로 LED를 제조함으로써 쉽게 박리가 가능하면서도 재단이 가능하고 형태를 자유로이 변형할 수 있는 면광원을 제조하였다.

대면적 그래핀이 코팅된 단결정 사파이어를 웨이퍼로 사용하여, 유기금속 화학기상증착법으로 질화갈륨 p-n접합 이종구조 마이크로막대 형태의 LED를 고밀도로 제조하였다.

이때 리모트 에피택시(Remote epitaxy)는 에피택시의 한 방법으로, 웨이퍼에 나노미터 이하 두께의 그래핀을 코팅함으로써 웨이퍼와 직접적인 화학결합을 하지 않으면서도 기판의 결정 방향에 따라 일정한 방위관계를 갖는 상부 결정층을 제조하는 결정성장 방법이다.

제조된 마이크로 LED를 웨이퍼로부터 떼어내기 위해 LED 사이를 투명한 절연 고분자로 채워 몰딩하고 상부 표면을 투명전극으로 코팅한 후, 열박리 테이프를 부착하여 웨이퍼로부터 분리하였다. 떼어낸 LED/고분자 필름은 하부에 금속전극을 입히게 되면 패널 형태의 마이크로 LED가 된다.

패널은 구리호일 또는 전류를 인가할 수 있는 표면에 부착 가능하다. 구리호일에 고정시킨 마이크로 LED 패널은 곡률반경 10 mm로 변형 시 약 1,000회 이상의 반복 변형에도 LED의 전기적 특성과 발광 성능이 유지되었다.

뿐만 아니라 접거나 무작위로 구겨도 마이크로 LED 패널의 성능이 잘 유지되었고, 가위를 사용하여 원하는 모양으로 LED 패널을 잘라서 반복되는 동작이 요구되는 표면에 붙여 작동할 수도 있었다.

▲ 박리·변형·재단이 가능한 마이크로 LED의 발광 사진. (가) 현미경을 통해 관찰한 마이크로 LED의 발광 사진, (나) 임의로 구기거나 다양한 표면에 부착된 LED의 발광 사진, (다) 가위로 LED 패널을 레고® 미니피규어 다리 형태에 맞게 재단 후 부착하여 다양한 자세에서의 LED 발광을 테스트한 사진

연구팀은 초고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 관찰 결과를 토대로 밀도범함수이론 전산모사를 활용함으로써 단층 그래핀이 웨이퍼 표면에 놓일 때 그래핀이 코팅된 사파이어에 질화갈륨의 리모트 에피택시가 가능함을 규명하였다.

마이크로 LED를 박리한 웨이퍼는 재사용이 가능하다. 재사용한 웨이퍼를 사용하여 다시 마이크로 LED를 성장하여 플렉시블 LED 패널을 만들 수 있었으며, 최초 제조된 LED 패널과 비교하였을 때 발광성능과 전기적 특성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웨어러블 전자소자 시대를 맞이하여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고 변형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반도체 소자의 개발이 필요하며,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반도체의 휨성을 확보하는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그래핀이 코팅된 웨이퍼에 상호 이격된 마이크로 LED를 제조하고, 이를 통째로 박리하여 변형이 가능하고 여러 모양으로 재단이 가능한 대면적 광원의 개발은 새로운 유연 반도체를 제조하는 기술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세종대 홍석륜 교수는 “OLED의 단점을 극복할 차세대 디스플레이 광원으로 마이크로 LED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대면적 통전사 공정으로 변형 가능하고 재단 가능한 광원의 개발과 함께, 향후 위치조절 리모트 에피택시 기술 개발을 통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와 웨어러블 디스플레이의 연구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해외우수연구기관유치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국제공동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6월 4일자 게재되었다.

기계신문, 기계산업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