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대학교 기계공학과 정재희 교수, KIST 환경복지연구센터 김병찬 박사 공동 연구팀이 공기 중 부유미생물이 가진 생체물질, ATP의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공기 중에 부유하는 미생물이 사이클론에 포집되어, 부유미생물 내 ATP와 루시퍼린/루시퍼라아제 엔자임 효소의 반응으로부터 방출되는 생물발광을 측정하는 원리를 보여주고 있다.

[기계신문] 바이오에어로졸이란 생물학적 기원을 갖는 공기 중 부유입자를 통칭하며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와 같은 부유미생물도 포함된다. 일부 바이오에어로졸은 천식, 알레르기 같은 환경성 질환 또는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성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생활환경 유해물질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취약한 노약자 등이나 또는 환경 취약계층에게 보다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연속적으로 실시간 오염을 탐지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들 농도측정에는 시료 포집부터 결과분석까지 하루, 이틀 이상이 소요되어 즉각적인 확인 및 노출 저감을 위한 조치가 어려운 상황이다.

▲ (좌) 실시간 부유미생물 모니터링 장비 내부 사진 (우) 무선 컨트롤이 가능한 실시간 부유미생물 모니터링 장비

그런데 최근 공기 중 떠다니는 세균이나 곰팡이의 농도를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 있는 바이오에어로졸 모니터링 시스템 기술이 나왔다. 세종대학교 기계공학과 정재희 교수, KIST 환경복지연구센터 김병찬 박사 공동 연구팀이 공기 중 부유미생물이 가진 생체물질, ATP의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때 ATP(Adenosine Triphosphate, 아데노신 삼인산)는 생명체의 세포가 호흡, 대사 등을 위해 에너지로 사용하는 물질로서 인산기가 떨어지면서 에너지가 발생된다.

이 시스템은 환경성 질환이나 전염성 질병과 관련된 부유미생물을 포착, 안심할 수 있는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숙주로부터 ATP를 빌려 쓰는 바이러스 탐지에는 적용할 수 없다.

영양액을 응고시킨 고체 배지에 시료를 배양, 증식한 미생물 집락을 세는 방법, 즉 콜로니계수법은 시료포집부터 결과분석까지 하루 이상 소요되어 현장에서의 즉각적 확인을 통한 노출저감 관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콜로니계수법은 박테리아 또는 곰팡이 같은 미생물을 고체 배지 상에 접종하고 배양함으로써 형성되는 미생물의 집락(콜로니, colony) 수를 측정(단위 CFU)한다.

이 때문에 부유미생물을 액상으로 포집, 미생물이 가진 ATP와 반응해 빛을 내는 발광효소를 이용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극저농도로 존재하는 부유미생물을 센서가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 농축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시료 포집부터 분석까지 일련의 작업들이 연속적으로 자동화되지 못했다. 또 상온에서 활성이 저하되는 발광효소의 특성상 장시간 연속적 모니터링에 이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청소기부터 화력발전소에 이르기까지 공기에 섞여있는 먼지를 포집하는데 널리 쓰이는 사이클론을 개량해 부유미생물을 액상으로 100만 배까지 농축하는 데 성공했다.

▲ (좌) 공기 중 부유미생물 농도에 대한 모니터링 장비의 감도 측정 실험 결과 (우) 공기 중 부유미생물 농도변화에 대한 모니터링 장비의 반응성 실험 결과

기존 미국 연구팀이 달성한 78만 배보다 향상된 것으로, 공기 1㎥당 100 CFU 정도로 존재하는 미생물을 100만분의 1인 단 1ml의 액상으로 포집할 수 있는 수준이다.

고속으로 유입되는 시료의 크기에 따라 벽에 부딪혀 가라앉는 속도가 다른 것을 이용해 물질을 분리하는 사이클론을 개량해 농축성능을 높였다.

핵심은 시료와 닿는 사이클론 내부 표면을 균일한 액막이 형성되도록 초친수성 물질로 처리한 것이다. 이를 통해 공기 중 시료를 액상 계면에 자연스럽게 액화 포집하는 동시에, 바로 탐지부로 이송되도록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상온에서도 한 달 이상 활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발광효소와 기질을 디스크 형태의 종이에 동시에 고정화하여 탐지부를 구성함으로써 모니터링의 지속성을 보완했다.

나아가 다중이용시설인 서울특별시 내 6개 지하철 역사에서 개발된 시스템에 대한 현장적용 평가를 실시한 결과, 5분마다 연속적으로 부유미생물 농도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이 정보는 기존 콜로니계수법으로 측정한 농도와 근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 (좌) 모니터링 장비의 현장 측정 사진(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우) 모니터링 장비의 실시간 현장 측정 결과

정재희 교수는 “바이오에어로졸의 집속 및 분류 기술이 적용된 사이클론 포집시스템은 다양한 검출장비 및 센서와 함께 활용할 경우 특정 병원성 부유미생물 검출시스템 설계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활공간 내 바이오에어로졸의 실시간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생물학적 유해인자 감소로 안심할 수 있는 생활환경 조성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관련 기술이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으로, 이번 기술개발을 통해 생활환경 내 생물학적 유해성분에 대한 탐지 및 모니터링 기술의 선제적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향후 현장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실내외 대기환경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실용화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한편, 과학기술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환경부 및 KIST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센서(ACS Sensors)’에 표지논문으로 2월 28일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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