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감각적이고 간결한 와인라벨. 와이너리의 역사 등을 라벨에 담고 싶지만, 그 자체가 디자인인 와인병의 특성상 쉽지 않다. QR코드에 정보를 담을 수 있지만 이 패턴조차 보이길 원하지 않는다면?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특정 방향의 빛, 편광을 쬐어주면 나타나는 편광 디스플레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국내에서 의미있는 성과가 나왔다. 일반적인 전자기파는 모든 방향으로 진동하는 빛이 혼합된 상태이나 특정한 광물질이나 광학필터를 사용해 특정 방향으로 편광된 빛을 얻을 수 있다.

광주과학기술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송영민 교수 연구팀이 무수히 많은 나노기둥을 비스듬히 증착시키는 방법으로 편광에 따라 서로 다른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초박막 편광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 육안으로는 정보(예시. QR코드)가 보이지 않지만 필요시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편광(특정한 방향의 빛)을 쬐어주면 숨어있는 정보가 보이도록 설계한 편광 컬러 디스플레이. 또한 정보는 감춘 채 제품 색상과 유사한 색으로 만들 수 있어 제품의 심미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심미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정보를 제공하는 제품 패키징이나 IoT 등을 통해 정보가 기록되고 공유되는 상황에서 원치 않는 정보의 노출을 막는 광학보안(optical security) 기술로서도 주목받는다.

기존 편광 디스플레이는 정교한 나노기둥 정렬의 어려움으로 수 마이크로미터 면적으로 만드는 데 그쳤고, 소재가 딱딱하여 다양한 표면에 부착하기에 불리했다. 때문에 보다 넓은 면적에 유연한 재료로 편광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것이 실용성을 높이기 위한 관건이었다.

연구팀은 간단한 빗각증착법으로 자기정렬형 나노기둥을 유연한 기판 위에 센티미터 수준의 면적으로 넓게 증착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다양한 제품의 색상과 비슷한 색을 구현하기 위해 표준 RGB 색 공간의 80%가량 이상 구현할 수 있도록 했으며, 다양한 용도에 따라 패턴을 감추고 드러낼 수 있는 감도를 조절하기 위해 다양한 색 변화량 범위를 설계했다.

▲ 편광판(회색)을 회전시켜 빛의 방향을 조절하면 빛의 방향에 따라 QR코드의 패턴이 감춰졌다 드러났다 할 수 있는데 편광 이외 수분을 감지하여 패턴이 드러나도록 설계할 수 있다. 수분이 닿은 부분의 색이 변하면서 숨겨져 있던 패턴이 드러난다.

한편 편광 이외 수분 등 외부환경 변화에 반응하도록 설계, 표면에 물이 닿았을 때 감춰진 패턴을 드러내는 기능도 구현했다. 습기 같은 보관환경이나 외부환경으로부터의 오염을 감지하는 용도로 응용될 수 있다.

송영민 교수는 “간단한 공정과 소량의 재료로 아주 얇은 편광 디스플레이를 기존보다 넓은 면적으로 구현했다”면서 “히든 편광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색이나 형태를 갖는 일상제품의 심미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기입된 정보를 보호할 수 있어 광학보안시스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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