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강원대 에너지공학부 조용훈 교수,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이창현 교수, 서울대 IBS 나노입자연구단 성영은 교수 연구팀이 초임계 유체 상태의 아이오노머를 적용, 수소연료전지의 수명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냈다. 이때 아이오노머(ionomer)는 이온 전도성이 있는 고분자를 말한다.

수소차의 동력원, 수소연료전지는 백금촉매의 도움으로 수소와 산소의 반응을 통해 전기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아이오노머는 수소이온을 촉매층 내부로 전달하는 한편 촉매층을 서로 붙여주는 접착제 역할을 수행한다.

그간에는 연료전지의 성능과 내구성 향상을 위해 촉매를 개선하려는 연구가 주를 이뤘으나 연구팀은 아이오노머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촉매층을 감싸 수소 이온을 촉매층 내부로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아이오노머 소재를 개발했다.

기체 같은 점도로 확산이 빠르고 액체 같은 밀도로 용해력이 높은 초임계유체 상태의 아이오노머를 촉매층에 도포, 수소 이온이 촉매층 내부로 최대 1.83배 빠르게 전도되도록 했다.

기존 아이오노머는 고분자 사슬간 얽힘 때문에 수소이온의 전도가 불균일하고 공정이 복잡해 단가가 높았다. 연구팀은 상용 불소계 아이오노머를 고온·고압으로 처리, 액체와 기체의 특성이 혼재된 상태로 만들어 평균입자 크기를 25분의 1로 축소시켰다.

▲ 수소 연료전지 기본 구조 및 초임계 조건에서 개발된 전극 소재 모식도. 수소 연료전지 전극(촉매와 아이오노머로 구성)에 초임계 조건에서 개발된 본 아이오노머를 적용할 경우, 높은 분산성 및 내구성을 나타낸다.

이렇게 얻은 아이오노머는 기존 상용 불소계 아이오노머에 비해 1.5배 높은 분자량, 1.62배 높은 결정성을 나타냈다. 이는 아이오노머의 용해도가 알코올 계열의 초임계 유체 조건에서 높아지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고분자 사슬 간 얽힘 현상이 약해진다. 이를 다시 상온·상압으로 처리하면 풀렸던 고분자 사슬들이 독립적으로 다시 얽히면서 작은 평균 입자 크기를 나타내는 것이다.

물질을 특정한 고온, 고압 조건으로 처리하게 되면 밀도는 액체에 가깝지만, 점도는 기체에 가까운 액체와 기체의 특성이 혼재된 성질을 가지게 된다. 초임계 유체의 기체에 비해 용해력이 월등하게 높고, 액체보다 확산속도가 빨라 액체에 비해 침투성이 좋다. 이러한 공정은 일반적인 조건에서 만들 수 없는 의약품, 향료, 화장품 등의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조용훈 교수는 “기존에도 아이오노머의 특성을 개선하려는 연구는 있었다. 크게 고분자의 분자구조를 제어하는 화학적 방법과 아이오노머가 분산된 용매를 제어하는 물리적 방법으로 나뉜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기존의 화학적 방법과 물리적 방법의 기술 이외에 초임계 유체공정을 도입함으로써 아이오노머의 특성을 크게 개선한 데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간단한 초임계 유체 공정을 도입하여 특성이 향상된 아이오노머를 개발했다. 이는 다가오는 수소 경제 사회에서 수소 연료전지의 핵심부품에 적용할 수 있다. 이 아이오노머를 연료전지에 적용한다면 높은 성능뿐만 아니라, 내구성 증가로 인해 연료전지 시스템 교체주기를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후변화 대응 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Science Advances)’에 2월 1일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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