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구 배출 미세먼지보다 2배 많아

[기계신문] 한국기계연구원 환경시스템연구본부 그린동력연구실 이석환 박사 연구팀이 자동차 주행 중 브레이크 마모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 브레이크 마모 발생 미세먼지 측정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것으로, 향후 공인 측정법 및 배출기준 등 관련 환경제도 마련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석환 박사 연구팀은 브레이크 마모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측정한 결과, 자동차 1대당 미세먼지 PM10 기준 2.7 ㎎/㎞, PM2.5 기준 2.2 ㎎/㎞ 수준의 미세먼지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는 DPF(매연저감장치)가 장착돼 유로6 규제를 만족하는 디젤차와 GDI(직접분사식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 가솔린차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 브레이크 마모 발생 미세먼지와 배기구 배출 미세먼지 측정결과 비교

연구팀은 브레이크 마모 미세먼지 측정을 위해 차량의 관성 모멘텀을 일반 승용차에 해당하는 50.4 ㎏·㎡로 구현하고 최신 주행 사이클인 WLTC 모드에서 브레이크 마모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측정했다.

이때 관성 모멘텀은 운동하는 물체가 운동 상태를 유지하려는 속성으로, 자동차 관련 연구에서 일반 승용차는 약 50~60 사이의 관성 모멘텀을 적용한다. 또, WLTC(Worldwide harmonized Light duty driving Test Cycle)는 자동차 배출가스를 측정할 때 기준이 되는 주행 사이클로, 기존에는 유럽의 NEDC 주행 사이클을 적용했지만 최근에는 가·감속 구간이 더 많아 배출가스가 많은 WLTC 사이클로 측정 기준이 강화되었다.

연구팀은 측정을 위해 실제 자동차 축에 브레이크가 달린 것처럼 축에 지름 1.2 m, 무게 280 ㎏의 무게 추를 장착하고, 최고 주행속도 135 ㎞/h를 구현하기 위해 30 ㎾급 AC 모터도 장착했다. 또 브레이크와 패드의 마찰로 생성된 미세먼지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브레이크 부분을 밀봉해 감싸는 챔버를 설치하고 측정 장비를 연결했다. 챔버 내부는 공기가 순환되도록 해 마찰열이 실제 주행 시처럼 냉각될 수 있게 만들었다.

▲ 브레이크 마모 미세먼지 측정을 위한 챔버와 풍동

개발된 시뮬레이터를 이용하면 실제 차량 운행과 유사한 조건에서 속도 및 제동력을 변화시켜가며 브레이크 마모로 발생하는 미세먼지 양을 측정할 수 있다. 자동차 배기구로 배출되는 미세먼지에 대한 규제는 강화되고 있지만, 브레이크 제동 시 패드와 디스크 마찰에 의해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아직 측정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지난해 타이어 마모 미세먼지 측정을 위한 시뮬레이터를 개발한 데 이어 브레이크 패드 마모로 발생하는 미세먼지 측정 시뮬레이터도 개발했다. 향후 이를 활용하면 비배출 미세먼지의 원인 규명과 관련 환경제도 마련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기계연구원 이석환 책임연구원은 “타이어 및 브레이크에서는 최신 차량의 배출가스에 포함된 미세먼지보다 더 많은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고, 친환경 자동차인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에서도 상당량의 미세먼지가 발생하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향후 본격적으로 관련 데이터를 확보해 비배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연구에 적극 활용하여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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