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설비 움직임 ‘딥러닝’으로 학습

▲ 한국기계연구원 시스템다이나믹스연구실 연구팀이 머신 비전 진단을 위해 급수펌프 진단용으로 설치한 카메라를 점검하고 있다.


 
[기계신문] 한국기계연구원 기계시스템안전연구본부 시스템다이나믹스연구실 선경호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운전 중인 기계설비를 영상 촬영한 후 인공지능(AI)이 자율적으로 기계의 고장여부를 진단하는 머신 비전(Machine Vision) 기술을 개발했다.

머신 비전은 사람의 시각을 이용한 판단기능을 기계에도 적용한 것이다. 예를 들면 카메라가 수백, 수천 개의 전자회로 기판을 반복 촬영하면서 다른 기판과 달리 연결이 잘못되어 있는 부분을 찾아내거나, 제품의 표면의 라벨이 제 위치에 붙어있지 않는 것을 골라내는 등의 검사를 할 수 있는 기술이다.

▲ 윗줄 사진 왼쪽은 펌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영상, 오른쪽은 왼쪽과 다른 이상 진동이 포착된 영상으로 육안으로는 차이를 구분할 수 없다. 머신 비전으로 두 영상을 비교하면 아래 그림처럼 진동이 강하게 나타나는 부분의 색이 바뀌어 표시된다. 해당 부분의 안전진단이 필요하다는 시그널이다.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이 기술을 기계설비의 진단에 적용했다. 시각적 이미지 분석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딥러닝(Deep Learning) 알고리즘인 ‘합성곱 신경망(CNN‧Convolution Neural Network)’을 이용해 기계장비의 가동 영상을 학습함으로써 기계장비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분석하고 이상 징후를 발견할 수 있도록 했다.

딥러닝이란 사람의 사고방식을 컴퓨터에 가르치는 인공지능 기술의 한 분야로서, 사람의 뇌와 같은 인공 신경망을 이용해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발견하고 이를 스스로 분석하고 처리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실험실 규모에서 냉각수 급수펌프 진동 영상을 촬영해 머신 비전으로 이상 징후를 분석한 결과, 정상과 비정상의 이상 진동을 100% 정확하게 진단하는 결과를 확인했다. 이 내용을 기반으로 ‘영상 학습을 통한 기계 진단시스템 및 이를 이용한 기계 진단방법’ 특허도 출원했다.

▲ 인공지능 기반 기계진동 영상 진단 레이아웃. 카메라로 촬영된 기계의 영상을 딥러닝 학습하여 정상과 고장으로 분류해 낼 수 있다. 딥러닝을 이용하면 기존에는 사람이 수동적으로 추출하던 특성인자를 자동으로 찾아낼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인자를 근거로 컴퓨터가 정상과 고장을 판별한다.

지금까지 기계설비의 상태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진동 센서를 사용해 신호를 측정하고, 전문가가 수집된 신호를 분석 및 판단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개발 기술은 이런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고 촬영 영상과 데이터 학습만으로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향후 진동이 발생하는 다양한 기계설비에 대해 영상 정보를 추가 구축하고, 터보기계 등의 보다 복잡한 고장 현상을 진단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한국기계연구원 선경호 책임연구원은 “머신 비전 기술이 확장되면 플랜트 산업의 핵심인 펌프, 압축기 및 배관과 같이 진동이 발생하는 모든 기계설비 진단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카메라 한 대로 안전진단을 하면 경제적일 뿐 아니라 사람이 투입되기 어려운 위험한 산업 현장에서도 보다 안전한 기계설비 운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