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원편광 현상은 발광의 진동축이 진행방향의 수직면을 따라 회전하는 현상으로, 통상의 빛에 비해 좌편광 및 우편광의 편광방향성이라는 인자가 더해져, 빛의 응용 범위를 획기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광원으로 다양한 광학적 응용이 기대되고 있다.

현재 원편광을 달성하기 위해, 통상의 빛을 원편광 필터를 이용하여 변환시키는 방법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변환 과정에서 큰 에너지 손실 및 투과광의 강도 저하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높은 투과 강도를 지니며 색 변조가 가능한 발광재료의 발광현상으로부터 직접 원편광을 생성하는 원편광 발광재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원편광 발광재료들은 희금속(rare metal)이 이용되거나, 화학적으로 오른쪽 또는 왼쪽 중의 어느 한쪽 방향의 광학이성질체만이 되도록 입체발생 중심을 도입한 분자로 설계되어 고가이며, 분자 설계 및 합성이 용이하지 않다.

최근 디스플레이의 발광 효율을 향상시켜줄 원편광 발광재료 설계방법이 한층 발전됐다. 경희대학교 정보전자신소재공학과 최석원 교수와 일본 이화학연구소 아라오카 후미토(Araoka Fumito) 박사 공동연구팀은 신개념 원편광 발광재료 설계지침을 제시했다.

▲ 신개념 원편광발광재료의 개념도. 분자의 자발적인 응집으로 형성되는 나선 형태의 단섬유와 단섬유 간의 공간에 발광체를 도입하여 원편광발광현상을 성공적으로 확인하였다.

빛이 직진할 때에는 좌‧우, 위‧아래 등 모든 방향으로 진동하면서 뻗어나간다. 그 중 원을 그리며 나선형으로 나아가는 빛, 즉 원편광을 이용하면 디스플레이의 발광 효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원편광이 디스플레이의 핵심요소인 외부 반사광 차단 필름을 통과할 수 있어 휘도가 높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원편광을 이용하면 양자 암호화 통신도 구현할 수 있어 센서, 통신, 보안 등에서의 응용도 기대된다. 그러나 원편광 발광재료의 제작이 복잡하고 어려워 연구에 제한이 있었다.

연구팀은 분자의 자발적인 응집으로 형성되는 나선형의 짧은 섬유가닥들 사이에 발광체를 도입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복잡한 원편광 발광재료 설계법을 대체할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지금까지는 시계/반시계방향 중 한쪽으로 회전하는 원편광을 발산하기 위해, 발광재료도 반드시 입체발생 중심(어떤 원자의 원자단 2개를 상호 교환했을 때 다른 분자가 되는 점)을 도입한 복잡한 광학이성질체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입체발생 중심이 전혀 없는 분자들로만 구성되었음에도 원편광 발광이 관측되어 기존 상식을 벗어났다.

최석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원편광 발광재료 설계에 대한 상식이 깨졌다”고 연구 의의를 설명하면서 “향후 이 연구 개념이 적용된 원편광 발광의 색변환 재료를 개발해 미래 디스플레이 산업에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원편광 발광재료는 2성분계 또는 3성분계의 혼합물로 다채로운 조합 가능하고, 재료 선택의 자유도가 높아 재료 선택에 따라 발광파장을 쉽게 조절 가능하여, 디스플레이 소자에 적용 시 소자 특성의 획기적인 개선이 기대된다. 이밖에도 센서, 통신, 비대칭 광반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응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기본연구) 등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 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6월 11일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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