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지된 외부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

[기계신문] 인공전자피부(electronic skin)는 사람 피부처럼 외부에서 입력되는 물리적, 화학적, 기계적 자극을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여 감지할 수 있는 전자 소자이다.

이러한 인공전자피부의 높은 센서 특성을 통해 최근에는 로보틱스, 헬스케어, 플랙서블 전자기기, 의료 및 재활 장치 등의 다양한 응용분야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인공전자피부는 전기적 저항, 커페스턴스, 압전과 같은 다양한 전기적 신호를 통해 압력, 스트레인, 온도와 같은 물리적 자극을 감지하는 형태로 구현되고 있다.

최근 전기적 신호 기반의 인공전자피부는 다양한 소재와 구조를 통해 민감도, 반응속도, 센서 감지 구간 같은 성능을 향상시키고, 여러 가지 센서 기능을 동시에 보유할 수 있는 다기능성 특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이러한 전기적 신호 기반의 인공전자피부의 센서 감지 특성은 인간 피부를 넘어선 매우 높은 수준까지 도달하였지만, 센서에서 발생되는 전기적 신호에 대한 정보를 사용자가 읽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기적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기기, 신호변환, 회로 기술이 요구되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센서 감지 정보를 사용자에게 시각적 정보로 제공할 수 있는 인공전자피부들이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인공전자피부들은 센서에서 감지한 촉각 신호를 발광 소자(LED), 전기변색 고분자와 같은 소재를 통해 다시 빛 또는 색의 변화를 발생시켜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촉각 신호의 세기 및 방향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발광 및 변색 소재는 지속적인 전원이 공급되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 외부자극(힘)이 없을 때의 모습(좌)과 외부힘(굽히는 힘)에 의해 변색이 일어난 모습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고현협, 백충기 교수팀은 듀크대 Stephen Craig 교수팀과의 함께 색상 변화로 외부 자극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인공전자피부를 개발했다.

공동 연구팀은 기존 변색형 고분자 복합 소재의 분자 수준 제어가 아닌 마이크로/나노 구조체 제어를 통해 외부 스트레스가 쉽게 고분자에 전달될 수 있도록 제어하여 고감도의 역학 변색형 고분자 복합소재를 제작하였다.

▲ (a) 계층적 마이크로/나노 구조 기반 변색형 고분자 복합 소재 원리 모식도. (b)계층적 마이크로/나노 구조 기반 변색형 고분자 복합 소재 사진 및 내부 구조 SEM 이미지. (c) 복합소재 구조에 따른 strain-stress curve 그래프. 다공성 마이크로 구조 내에 나노 입자가 복합화되어 있는 구조체에서 가장 높은 신축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변색형 고분자 복합 소재 내에 다공성 마이크로 구조/나노 입자를 계층적 구조체로 제어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스트레스가 변색 고분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여 변색 민감도(mechanochromic sensitivity)를 높이고 신축성(stretchability)을 증가시켜 다범위, 고감도 변색형 인공전자피부를 구현하였다.

▲ (a) 변색형 고분자 복합 소재 구조에 따른 스트레인 대비 변색 특성 이미지. (b) 100번 반복 측정에 따른 계층형 마이크로/나노 구조 기반 변색형 복합 소재 이미지. (c) 변색형 고분자 복합 소재 구조에 따른 스트레인 대비 color-coordination 그래프. 계층형 마이크로/나노 구조 기반 복합 소재가 마이크로 다공성 구조 및 평면 구조의 복합 소재 대비 넓은 영역의 색상 변화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기계적 특성(연성, modulus)을 가지고 있는 경우, 기계적 특성의 차이에 의해 힘이 마이크로 포어와 실리카 나노입자 주변으로 집중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또한 마이크로 포어와 실리카 나노 입자에 의한 에너지 분산 효과로 인해, 신축성이 기존 재료 대비 최대 400% 증가하는 효과도 얻었다.

▲ (a, b) 구조에 따른 스트레인 대비 변색 특성 변화율 그래프. (c) 구간에 따른 변색 민감도 비교 그래프. (d) 복합 소재 구조에 따른 스트레인 대비 stress 분포 시뮬레이션 결과. (좌) 마이크로 다공성 구조 크기에 따른 결과 (우) 마이크로 다공성 구조 (5 μm) 기준 실리카 나노 입자 크기에 따른 결과

변색 고분자의 외부자극 민감도 향상을 위한 기존 연구는 분자단위의 변형 수준에서 진행되어 왔으며, 마이크로/나노 구조 변형을 통해 민감도를 향상시킨 연구는 이번이 최초다.

또한, 은나노와이어 기반의 플렉서블 전극과의 융합을 통해 마찰전기(triboelectric) 특성을 확보할 수 있어 이중 모드의 인공전자피부(dual-mode electronic skin)로 응용이 가능하다. 이중 모드 인공전자피부는 변색 소재 기반의 정적 압력 감지 특성과 마찰전기 기반의 동적 압력 감지 특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누르는 힘, 신축, 진동, 소리 등 다양한 외부신호 감지가 가능하고 음성 및 동작 인식 센서로의 응용이 가능하다.

▲ (a) 변색형 고분자 복합 소재 구조에 따른 압력 대비 변색 특성 변화율 그래프. (b) 3N 미만의 압력 대비 변색 특성 변화율 그래프. (c) 수십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물체를 사용한 압력 대비 복합 소재 변색 특성 이미지. 수십 마이크로미터의 크기의 압력을 높은 해상도로 검출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고현협 교수는 “이번 성과는 복잡한 전기 신호 기반의 인공전자피부와 달리 시각적인 색깔 변화로 외부자극의 세기를 검출할 수 있어 차세대 인공전자피부 기술에 대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박종화 박사후 연구원은 “직관적이고 직접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 사용자가 접근하기에 더 용이할 뿐만 아니라, 외부 전원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미래 웨어러블 디바이스 구현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촉각을 시각화할 수 있는 인공전자피부는 다양한 발광 소재와의 결합을 통해 구현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외부 전원이 공급되어야 하고 낮은 신축특성을 가지고 있는 한계점이 있다.

▲ (a) 변색형 고분자 복합 소재 기반 인공전자피부를 이용한 모션 감지 센서로의 응용 이미지. (b) 은나노와이어 플렉서블 전극과의 복합화를 통한 이중 모드 터치 센서 구조 및 결과 그래프. (c) 마찰전기 기반의 동적 압력 감지 특성을 이용한 음성인식 센서 응용 결과

이번 연구에서 제시된 변색 고분자 기반 인공전자피부는 고분자 구조의 변형을 통해 색상이 변화하는 특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외부 전원이 요구되지 않고, 높은 신축 특성을 가지고 있어 웨어러블 및 신축성 소자에 활용성이 더 높다.

또한, 용액 공정을 기반으로 제조공정을 통해 대면적화가 가능하고 쉽게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어 사용자에게 편리함과 실용성을 제공할 수 있는 웨어러블 소자로의 적용이 가능하다.

▲ 우측 상단부터 김진영 연구원, 이영오 연구원, 조승세 연구원, 박종화 연구원, 고현협 교수, 명진영 연구원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글로벌프론티어사업(나노 기반 소프트일렉트로닉스연구단)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 성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5월 9일(목)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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