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이 환경과 노동규범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리의 유럽 수출에 주의가 요구된다.

[기계신문] 한국무역협회 브뤼셀 지부와 현지 통상전문로펌 스텝토가 7일 발표한 ‘유럽의회 선거 결과에 따른 통상정책 전망과 대응’에 따르면, 지난 5월 제9대 유럽의회 선거 결과 극우·유럽회의주의 정당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친유럽연합(EU) 성향의 정치그룹이 전체의 67.4%인 506석을 확보함에 따라 기존 통상정책의 일관성은 유지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그러나 EU의 새로운 보호무역주의 조치, 친환경 및 친노동 정책은 한국의 주요 품목인 기계, 가전제품, 운송장비, 화학제품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EU는 철강 및 자동차 수입 관련 미국발 통상전쟁에 대응하여, EU산업 및 일자리 보호를 위해 기존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미국의 철강 제232조 조치에 대응, EU는 2019년 2월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동했으며, 미국의 자동차 관세부과 움직임과 관련하여 유럽 역시 수입자동차에 대한 관세부과 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S&D, Greens/EFA는 EU역외 물품의 수입을 제한하여 전반적으로 EU산업을 보호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특히, 반덤핑, 상계관세 및 세이프가드 등 기존 무역구제조치 재부과 및 국경세 등 신규 무역제한조치 부과를 통해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경세는 해외산 제품을 수입·판매하는 기업의 세금 부담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EU 통상정책은 통상 상대국의 노동 및 환경관련 규범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 EU는 베트남과 2015년 12월 FTA 협상을 타결하였으나, EU 의회가 비준의 전제로 베트남의 국제노동기구(ILO) 노동규약 가입을 요구함에 따라 비준절차 개시가 지연되고 있다.

미국-EU 무역협정 협상과 관련해 프랑스는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이유로 협상개시를 강력히 반대했으며, EU 의회도 이에 동조하고 있어 협상이 타결되도 협정 비준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U는 한-EU FTA 제13장에 따라 한국의 ILO 조약 비준을 주장하며, 지난해 12월 한-EU FTA 내 분쟁절차 상의 협의(consultations)를 요청했으며, 2019년 3월 협의기한 90일이 만료됨에 따라 EU는 곧 패널 설치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연정을 위해 Greens/EFA의 지지가 필요한 EPP와 S&D도 Greens/EFA가 강조하는 친환경, 친노동 정책을 통상정책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렉시트에 대한 불확실성은 최소 2019년 10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렉시트 정국은 메이 총리의 사퇴표명 이후 몇몇 총리 후보자가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유럽회의주의정당의 득세로 향후 EU법안 입법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친유럽성향의 정당들이 과반수를 차지, 유럽회의주의정당의 통상정책 영향은 여전히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EU 집행위원장, 유럽의회 의장, 유럽중앙은행 총재 등 EU 지도부 교체과정을 예의주시하고, EU 통상정책 변화에 맞는 시장진출 전략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

신임 유럽의회 통상위원회 위원장 및 EU 집행위 통상총국 집행위원을 대상으로 한-EU FTA상 각종위원회 및 워킹그룹 채널을 활용, 우리기업의 입장을 전달하는 아웃리치, 즉 대외접촉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EU의 새로운 보호무역주의 조치와 탄소세 도입, 친환경자동차 비중 확대, 화학제품 안전성 강화 등 친환경 정책은 한국의 대EU주력 수출품목인 기계, 가전제품, 운송장비 및 화학제품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EU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기존 세이프가드조치 연장 및 신규 세이프가드 조치 부과여부 ▶EU가 작년에 미국 상품에 부과한 보복관세 연장여부 ▶EU의 수입제한 기타 조치의 도입 여부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EU 시장진출을 위해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환경관련 입법 동향 및 현행 규범을 모니터링하여 한국기업의 대EU 수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EU의 환경 및 노동 법률을 준수할 수 있도록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

정부차원에서 추진 중인 한-영 FTA 체결과 관련하여, 한-영 FTA 초안이 2019년 3월 브렉시트 마감일을 앞두고 급하게 마련된 만큼 한-영 무역규모, 교역품목 및 원산지 규정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하며, 영국의 상품 및 서비스 양허표(schedules of concessions) 제정과 관련된 WTO내 협상 동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 최경윤 차장은 “EU가 기존의 통상정책 방향을 유지하겠지만 극우·유럽회의주의 정당의 득세로 향후 법제화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예상된다”면서 “우리 기업들은 EU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환경 및 노동관련 입법 동향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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