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었던 제조업이 최근 성장이 둔화되면서 지속성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제조업이 세계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나 경쟁 심화, 제품구조 고도화 지체, 혁신활동의 미흡 등으로 과거와 같은 성장전략에서 벗어나 주력산업 구조전환의 기본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산업연구원(KIET)은 15일(금) 발표한 “한국 산업의 발전잠재력과 구조전환 방향”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부상으로 대표되는 치열한 국제 경쟁구조에서 과거와 같은 추격형 전략에서 벗어나 선도형 전략으로 빠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대기업과 일부 산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 대량생산체제에 기반한 생산체제와 안정적인 수요기반 취약이 지속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한국 제조업은 전 산업의 부가가치에서 30%를 점하고 있으며 산출에서는 50%에 근접해 있다. 제조업 부가가치율은 30%를 하회하고 있어 주요 선진국이 35%를 상회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의 혁신이 관련 서비스업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산업 전체로 확산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심화,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확대로 주요 산업의 수출시장 점유율이 정체되어 있다. 인건비 상승, 내수시장 제약, 인력수급 애로, 낮은 생산성으로 국내 생산조건이 악화되었다.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선진국과의 기술·품질경쟁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 주요 산업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산업연구원, 주요산업동향지표 이용하여 정리

국내 제조업의 생산도 2000년대까지 빠른 성장을 보였으나, 2010년대 들어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되었다. 또, 주력산업의 수출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수출증가세가 낮아지면서 국내 생산과 고용 증가 여력도 급격하게 둔화되었다. 국내 투자가 정체한 반면 해외 생산이 확대되면서 기업과 산업 성장의 탈동조화(decoupling)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제조업은 일부 주력상품과 수출 대기업에 의존하고 있어 대외변동에 구조적으로 매우 취약한 구조다. 수출과 생산을 주도하는 산업이 대기업의 비중이 높다는 것은 특정 업체의 경영전략이나 수익성에 의해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중국의 부상으로 대표되는 국제 경쟁구조의 변화는 한국 제조업에 가장 큰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 주요 산업의 경쟁우위 진단 * 주 : 표에서 경쟁우위 진단은 산업간 비교가 아니라 해당 산업의 국제 경쟁우위 진단 결과를 의미함

주력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생산과 수출에서 제품구조의 고도화는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반적으로 주력산업들은 현재 하드웨어·제조 경쟁력은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지만 대내외 여건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서비스 융합 역량은 미흡한 편이다.

따라서 주력산업의 구조전환은 성숙산업의 구조조정이라는 소극적 목표가 아니라 구조고도화라는 적극적 목표를 가져야 하며 정책대상은 특정 기업 혹은 산업보다는 혁신역량의 강화가 되어야 한다.

주력산업에서 특정산업에 대한 높은 수출집중도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수출유망제품군이 발굴되어야 하며, 제품과 서비스의 융합 트렌드를 반영하는 제품 포트폴리오의 변화가 필요하다. 성장전략을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변경하기 위한 첨단소재, 핵심부품, 주요 장비를 포함하는 산업생태계 강건화가 필요하다.

산업연구원 정은미 박사는 "제조업의 구조전환은 성숙산업의 구조조정이라는 소극적 목표가 아니라 구조재편이라는 적극적 목표를 가져야 한다"며 "정부는 시장실패에만 개입하는 소극적인 자세를 벗어나, 기업들이 투자를 회피하거나 주저하는 리스크가 큰 기술과 프로젝트에 선제적 투자를 함으로써 미래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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