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RISS 대기환경표준센터 연구진이 광분해 측정기로 이산화질소를 측정하고 있다.

이산화질소는 자동차 배기가스와 공장 굴뚝 등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의 한 종류로 대기 중 광화학 반응을 통해 초미세먼지(PM2.5)와 오존을 생성시키며, 그 자체만으로도 흡입시 안구와 호흡기 계통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이산화질소(NO2)는 대기환경보전법에서 정한 대기오염물질 중 하나이며 대기환경기준을 설정하여 관리한다. 현재 대기 중 이산화질소는 일산화질소(NO)로 변환한 후 화학발광법(Chemiluminescent Method)을 통해 측정되고 있으며, 변환 과정에서 몰리브데넘을 촉매로 하는 컨버터를 사용한다.

화학발광법은 시료 중에 포함되어 있는 일산화질소(NO)를 연속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이다. 일산화질소와 오존(O3)과의 반응에 의해 이산화질소(NO2)가 생성될 때 생기는 화학 발광의 강도가 일산화질소의 농도와 비례 관계에 있다는 것을 이용한 방법으로, 600~3,000 ㎚의 파장 범위에서 발광하는 광량을 측정하여 시료 가스 속의 일산화질소 농도를 구한다.

하지만 촉매를 사용하는 지금의 컨버터는 이산화질소뿐만 아니라 다른 질소산화물까지 일산화질소로 변환시켜 결국 이산화질소가 과다 측정된다는 문제가 있다.

이산화질소를 과다 측정하게 되면 국가적으로 배출량을 규제하고 있는 오염물질의 측정값이 오차가 생긴 것으로 다양한 학술적, 정책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초미세먼지와 오존 대응 연구를 위해서는 이들의 생성부터 규명해야 한다. 하지만 원인물질 역할을 하는 이산화질소를 잘못 측정하면 초미세먼지와 오존의 생성원인 규명에 불확실성을 높이게 된다.

과다 측정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으나 과다 측정량에 대한 정량적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현 방식을 대체할 측정방법이 없어 오차를 감수하며 사용하고 있다.

최근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대기환경표준센터 연구진은 광분해 방식 컨버터를 활용하여 이산화질소의 농도만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광분해 측정기’를 개발했다. 또한 기존에 사용 중인 측정방법과의 비교측정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질소가 연평균 약 20.4 % 초과 측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규명하였다.

▲ KRISS가 개발한 ‘광분해 이산화질소 측정기’

KRISS 정진상, 이재용 박사는 특정 파장의 자외선(UV)을 쐬면 이산화질소만 일산화질소로 분해된다는 점에 착안, 촉매를 사용하지 않는 광분해 방식의 컨버터가 적용된 ‘광분해 측정기’를 개발하였다.


이 장치는 컨버터 내부에서 395 nm의 중심파장을 가지는 자외선 LED가 이산화질소를 일산화질소로 선택적으로 변환한다. 변환된 일산화질소와 대기 중 일산화질소의 농도를 화학발광법으로 측정·비교하면 이산화질소의 농도만 정확히 산출할 수 있다.

컨버터의 효율을 엄격하게 성능 평가한 후, 연구진은 기존 측정기와 광분해 측정기를 현장에 설치하여 한 해 동안 장기 비교 측정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기존의 이산화질소 측정방식이 연평균 약 20.4 % 초과 측정함을 밝혀냈다.

▲ KRISS가 개발 및 국산화에 성공한 광분해 방식 이산화질소(NO2) 컨버터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광분해 컨버터의 국산화에도 성공하였다. 해당 기술을 적용하면 우수한 내구성과 효율을 가진 현 측정기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컨버터 교체만으로 이산화질소의 정확한 측정이 가능해지게 된다.

정진상 박사는 “다년간 KRISS가 구축해온 가스 표준물질과 분석기술을 활용하여 개발과 검증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즉각 대처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정확한 이산화질소 농도 측정은 물론 초미세먼지 및 오존의 생성원인을 규명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