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KAIST 주재건 연구원, 서울대학교 조성현 연구원, 서울대학교 신용대 교수, KAIST 정인경 교수

[기계신문] 3차원 게놈 구조 연구를 통해 세포핵 내 게놈이 계층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구조가 다양한 유전자 발현 조절에 관여한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러한 게놈 3차 구조는 암, 노화 등 다양한 복합질환에서 질환 특이적 유전자 발현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이 최근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 게놈 3차 구조는 비교적 관찰이 쉬운 염색체 내 상호작용에 대부분 국한되어 있었고, 더 큰 범위에서의 염색체 간 상호작용에 대해서는 관찰 실험기법의 한계로 인해 연구가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KAIST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신용대 교수, 부산대학교 최정모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세포핵 내 3차원 게놈 구조 신규 생성 원리와 이를 조절하는 매개 인자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행렬 분해기법이란 분석기법을 활용하여 게놈 3차 구조 데이터로부터 염색체 간 상호작용 정보를 효과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신규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개발했으며, 이를 DNA 이미징 기법을 통해 검증했다.

연구팀은 해당 분석 알고리즘을 이용해 여러 세포주의 염색체 간 상호작용 정보를 추출 및 분석했고, 핵 스페클(핵 내 존재하는 막이 없는 구조체) 주위에 위치한 염색체 간 상호 작용이 여러 세포에서 공통적으로 보존됨을 관찰했다. 또한, 단백질 인식 염기서열(DNA motif) 분석을 통해 스페클 주위 염색체 간 상호 작용이 MAZ 단백질에 의해 매개됨을 최초로 발견했다.

▲ 게놈 3차 구조 시퀀싱 기술과 DNA 이미징 기술을 통해 핵 스페클 주위에서 형성되는 염색체 간 상호작용을 각각 단일세포 수준과 군집 수준에서 살펴본 결과, 이미징 결과상에서는 세포마다 상이한 게놈 지역이 염색체 간 상호작용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반면, 시퀀싱 결과 상에서는 여러 게놈 지역이 큰 하나의 상호 작용을 이루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아울러 연구팀은 단일세포 수준에서 염색체 간 상호작용이 세포마다 다르게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염색체 간 상호 작용이 기존에 알려져있던 것과 달리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핵체와 게놈 지역 사이의 개별 상호 작용을 통해 확률적으로 결정된다는 내용을 제시하여 염색체 간 상호 작용의 원리를 최초로 규명하였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KAIST 주재건 석박사통합과정은 “그동안 실험기법의 한계로 인해 가려져 있었던 염색체 간 상호 작용 형성 원리를 밝혀낸 연구”라고 설명했다.

KAIST 정인경 교수는 “향후 게놈 3차 구조에 따른 유전자 발현 조절 분야와 암 질환 등에서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는 염색체 변이 원인 규명 등에서 핵체 (nuclear body)와 게놈 간 상호 작용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염색체 간 상호 작용의 형성원리와 매개 인자인 MAZ 단백질의 역할을 밝힘으로써 더 큰 범위에서의 게놈 3차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원리 규명 단서를 제공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한편, 서경배과학재단,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에 지난 4월 5일자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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