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와 한국전기연구원(KERI) 스마트3D프린팅센터 설승권 박사 공동 연구팀이 AR 기반 내비게이션을 구현한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UNIST 연구팀. (왼쪽부터) 김하열 연구원, 정임두 교수, 박서빈 연구원

[기계신문]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은 실제로 존재하는 환경에 가상의 환경을 합쳐져 사용자의 시야에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여주는 기술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최근에는 애플 글라스(Apple glass),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Hololens) 등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착용에 거추장스럽거나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단점이 있어, 실생활에서 널리 사용하기 힘든 문제가 있다. AR 기기의 소형화 및 범용성 향상을 위해 콘택트렌즈 표면에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고자 하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LED 불빛을 키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아직까지 AR을 구현할 수준의 연구는 보고되지 않았다.

최근 UNIST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와 한국전기연구원(KERI) 스마트3D프린팅센터 설승권 박사 공동 연구팀이 AR 기반 내비게이션을 구현한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 전기적 자극을 받으면 색이 변하는 전기변색물질을 초미세 마이크로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프린팅해 AR 기반 내비게이션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 콘택트렌즈로 AR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낮은 전력으로도 구동이 가능한 전기변색 디스플레이가 적합하다. 그 소재로 가격 경쟁력이 높고 색상 간 대비와 전환이 빠른 ‘프러시안 블루(Prussian Blue)’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는 전기 도금 방식으로 소재를 기판에 필름 형태로 코팅해 사용하다 보니, 글자·숫자·이미지 등 다양한 정보를 표현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제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 프린팅 조건에 대한 프린팅된 프러시안 블루 라인의 특성 분석. a: 프린팅 속도와 잉크의 농도를 변화시켰을 때 프린팅 품질 광학 이미지, b: 프린팅 속도와 잉크의 농도가 프린팅 품질에 미치는 영향 분석 도표, c: 연속적으로 잘 프린팅된 패턴의 두께 분석, d: 잘 프린팅된 패턴의 표면 조도 분석

UNIST-KERI 공동 연구팀은 전기 도금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연구했고, 그 결과 초미세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렌즈 디스플레이에 마이크로 패턴을 인쇄해 AR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메니스커스(Meniscus)는 물방울 등이 모세관 속에서 표면장력으로 인해 외벽에 오목한 곡면이 형성되는 현상이다. 노즐과 기판 사이에 형성된 메니스커스는 안에서 용매가 증발하며 결정화된다.

기존 전기 도금 방식을 사용하면 전압을 인가하기 위해서 기판이 반드시 전도체여야 한다. 하지만 메니스커스 현상을 활용하면 용매의 자연 증발로 결정화가 진행돼 기판의 제약이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 메니스커스 기반 프린팅 개요도 및 프러시안 블루 잉크 특성. a: 프러시안 블루잉크의 메니스커스 형성 및 결정화되는 과정의 모식도, b: 농도에 따른 프러시안 블루 잉크의 모습, c: 잉크 농도와 증착 시간과의 관계, d: 피펫 노즐에서 메니스커스를 형성하는 과정 확대 사진, e: 프러시안 블루 잉크의 점성 특성, f: 프린팅된 프러시안 블루 패턴의 표면 분석 및 원소 함유 분석 결과, g: 라만 스펙트럼 기법을 이용한 프러시안 블루의 형성 여부 분석

연구팀의 마이크로 패턴 기술은 평면뿐만 아니라 곡면에도 패턴 형성이 가능하다. 또한 AR용 스마트 콘택트렌즈 디스플레이에 적용될 수 있는 수준(7.2 ㎛)으로 아주 미세하며 색상도 연속적이고 균일하다.

주요 기대 활용 분야는 내비게이션이다. 연구팀은 전기변색 디스플레이를 콘택트렌즈에 접목해 실시간으로 사용자가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사람의 눈앞에 내비게이션이 펼쳐지도록 AR을 구현했다. 간단하게 렌즈를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AR을 통해 사람의 눈앞에서 내비게이션이 펼쳐진다.

▲ 콘택트렌즈에 내비게이션 기능이 적용된 전기변색 디스플레이 작동 원리. a: GPS 모듈, 아두이노 우노, 전기변색 디스플레이가 삽입된 스마트 렌즈로 이루어진 내비게이션 시스템 모식도, b: 콘택트렌즈 실제 사진, c: 내비게이션 시스템 촬영을 위한 카메라 셋업, d: 방향 지시 신호를 최신화하는 작동 원리, e: 실시간 GPS 좌표에 따라 사용자에게 경로를 보여주는 콘택트렌즈 화면 모습

UNIST 정임두 기계공학과 교수는 “이번 성과가 AR 분야는 물론 프러시안 블루의 마이크로 패터닝이 필요한 배터리 및 바이오센서 관련 기업들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앞으로 관련 수요 업체를 발굴해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1월호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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