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 위기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으로 세계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요약화로 제품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반도체·석유화학·철강 등 수출이 줄어들며 11월 무역수지는 △70.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기계신문]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2년 11월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14.0% 감소한 519.1억 달러, 수입은 전년 동월대비 +2.7% 증가한 589.3억 달러를 기록, 11월 무역수지는 △70.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 11월 수출입 실적 (통관기준 잠정치, 백만 달러, %, 관세청)

주요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석유제품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하고, 반도체·석유화학·디스플레이·무선통신 등 수출은 글로벌 수요둔화 등 영향으로 감소했다.

9대 주요 지역 가운데 對미국 수출은 27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긴축정책 등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 영향으로 중국·아세안·EU·일본·중남미 수출은 감소했다.

올해 1~11월 누계 수출액은 전년대비 7.8% 증가한 6,291억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1월 중 수출 6천억 달러를 돌파했다. 주요 15대 품목 중 반도체·석유제품·자동차·철강 등 주요품목과 바이오헬스·이차전지 등 신산업 품목이 고르게 증가했다.

▲ ‘22.1~11월 누계 기준 주요 품목 수출액(억 달러) 및 증감률(%)

특히, 자동차·석유제품 수출은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이 본격화된 7월 이후에도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하반기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였다.

美·EU 등의 친환경 정책 영향으로 시장이 확대 중인 이차전지·전기차, 고부가 품목인 OLED와 시스템반도체 등 여러 신산업 품목도 1~11월 증가세를 보이며 수출 증가에 기여했다.

주요 9대 지역도 중국·CIS를 제외한 7대 지역 1~11월 수출이 증가했다. 아세안·미국 등 주력시장과 EU·중동 등 전략시장에 대한 수출이 고르게 증가하며 對中 의존도가 완화되었다. 특히, 對美수출은 처음으로 年 수출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 ‘22.1~11월 누계 기준 주요 지역 수출액(억 달러) 및 증감률(%)

주요국 금리인상과 러·우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각국의 수입 수요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EU 등 선진시장은 높은 물가압력 대응을 위한 금리인상 등 영향으로 소매판매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부동산 침체, 제로 코로나 등 영향으로 경기부진이 이어지면서 對세계 수입도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아세안 등 신흥시장도 주요국 경기부진 영향으로 對세계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었다. 우리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수요약세·재고누적 등의 영향으로 제품가격 하락세가 지속 중이다.

최근의 수출 증가세 둔화는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는 제조기반 수출강국에서 공통적으로 관측되며, 세계 수출 10대 국가 중 한국·미국(2021년 에너지 수출비중 10%)을 제외한 8개국 수출증가율은 6월 이후 둔화되었다.

중국은 2020년 5월 이후 29개월 만에 對세계 수출이 감소했으며, 일본은 4월 이후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독일도 2022년 6~7월 수출 감소를 기록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도 15대 주요품목 중 자동차·차부품·이차전지·석유제품 등 4개 품목 수출은 증가했다. 車·이차전지 수출은 역대 11월 최고실적을 경신했으며, 특히 자동차는 지난 7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수출 50억불을 돌파, 최고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약세와 화물연대 운송거부(11월 24일~)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반도체·석유화학·철강 등 주요 품목 수출이 감소했다.

▲ 15대 주요품목 중 자동차·차부품·이차전지·석유제품 등 4개 품목 수출은 증가

지역별로는, 세계 경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수출을 중심으로 미국·중동向 수출이 증가했다. 중동은 자동차 외에도 인프라 투자 관련 일반기계·철강 등 수출이 증가했다.

對中·아세안 수출은 수입수요 둔화로 반도체·석유화학·디스플레이 등 주요 품목 수출이 줄어들면서 지난 달에 이어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는 일본, 인플레이션發 불안정성이 계속되고 있는 중남미 등에 대한 수출도 감소했다.

▲ 對미국·중동 수출은 증가, 중국·아세안 등은 감소

한편, 11월 수입이 소폭 증가(+2.7%)하면서 11월 무역수지는 △70.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1월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155.1억 달러로 전년 11월 수입액(122.1억 달러)을 33억 달러 상회(+27.1%)했다.

▲ (좌) ‘21년 이후 월별 수출입 증감률(%) 및 (우) ‘21년 이후 월별 수지(억 달러)

원유·가스·석탄 수입단가 모두 전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인 가운데, 동절기 에너지 수급안정을 위한 조기확보 등의 복합 영향으로 수입이 증가했다. 2022년 1~11월 누계 3대 에너지원 수입 증가액은 748억 달러로, 같은 기간 전체 무역적자 426억 달러를 300억 달러 이상 상회하였다.

▲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원의 수입액·증감액 추이

최근 수출 증가세 둔화는 우리나라처럼 에너지 자원을 수입에 의존하면서 제조업 경쟁력을 갖춘 中‧日‧獨 등 수출강국을 중심으로 관측된다. 세계 10대 수출국가 중 한국‧미국(에너지 수출비중 11%, 2021년 기준)을 제외한 8대 국가의 月 기준 수출증가율은 6월 이후 둔화되는 추세이다.

중국은 2020년 5월 이후 29개월 만에 對세계 수출 감소를 기록하고, 일본은 2022년 4월(△0.5%) 이후 9월(△0.9%)까지 6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가 이어졌다. 또, 독일이 올해 들어 세 차례 月 기준 수출 감소를 기록한 데 이어 이탈리아도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흐름이다.

우리 수출은 지난 9월까지 23개월 연속 증가세(2020년 11월~) 유지했으며, 2022년 1~9월 누계 기준 일본·독일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출증가율을 기록했다.

▲ ‘22.1~9월 월별 韓·日·獨·伊 수출증감률 (WTO, %)

대규모 에너지 수입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 또한 제조기반 수출강국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에너지 수입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2021년 8월 이후 15개월 연속으로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독일·이탈리아 등 EU국가도 2022년 들어 높은 에너지 수입증가율을 기록했다. 독일은 2022년 1~9월 무역흑자(494억 유로)가 전년 동기대비(1,420억 유로) △65.2% 감소했으며, 이탈리아는 2022년 들어 매월 무역적자가 발생하였다.

산업통상자원부 이창양 장관은 “에너지 위기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으로 세계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요약화로 제품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반도체·석유화학·철강 등 수출이 줄어들며 11월 수출이 감소했다”면서 “화물연대 운송거부까지 작용하며 11월 수출이 전월보다 감소폭이 확대된 가운데, 운송거부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차질 등이 발생하면서 12월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수출 감소에 더해 원유·가스·석탄 등의 수입단가가 전년비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에너지 수입이 전년대비 33억 달러 증가한 155억 달러를 기록한 것도 11월 무역적자에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장관은 “한국의 높은 대외경제 의존도를 감안할 때, 우리가 마주한 글로벌 복합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수출활력 제고가 중요하다”면서 “정부는 지난 11월 23일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주요 시장별 맞춤형 수출전략을 이행할 계획인 바, 아세안·미국·중국의 3대 주력시장에 대해서는 수출품목을 다변화하는 한편, 국가별 맞춤형 수출지원방안을 추진할 것이며, 중동·중남미·EU의 3대 전략시장은 인프라 건설, 원전, 방산 등을 중심으로 우리 기업 현지진출 지원 및 관련 수출확대를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또한 “반도체·이차전지 등 주력산업별 맞춤형 수출지원방안을 착실히 이행하고, 무역금융·마케팅 등 전방위 지원을 확대하고자 한다”며 “11월 30일 출범한 민관합동 원스톱 수출·수주지원단을 중심으로 수출·수주 관리를 일원화하여 신속한 지원·애로해소를 추진하는 한편, 부처·기관별 수출지원협의회를 중심으로 모든 정부부처, 유관기관 수출지원 역량을 결집하여 총력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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