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고독성 유기화합물은 무색무취의 특성을 가지며 극소량으로 대량학살이 가능하여 전 세계적으로 화학무기금지협약을 통해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화학무기를 사용한 사례가 발생하여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호소재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주로 활성탄을 사용하여 독성 화학물질을 흡착하는 보호의 및 방독면으로 화학무기에 대응하고 있으나, 2차 오염 등의 문제가 있어 독성을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제독촉매의 개발이 요구된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 백경열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지난 2019년 나노기반 제독촉매를 개발한 데 이어, 가공과 코팅이 용이한 제독용 복합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에 개발한 금속유기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 MOF) 제독촉매는 제독 성능은 높지만 모래와 같이 부서지는 입자 형태로 되어 있어 군복 및 군용장비 코팅에 실용화하지 못하고 있었다.
백경열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기능성 고분자를 설계하고 이를 제독촉매와 혼합함으로써 필름, 섬유 등의 형태로 가공할 수 있으면서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신개념 제독기술을 개발하였다.
연구팀은 기존에 개발했던 나노미터 수준의 지르코늄(Zr) 기반 제독촉매의 높은 반응성을 유지하면서 가공성을 향상시키는 기능성 고분자형 지지체를 신규로 개발하여 이를 혼합한 복합소재를 제독촉매로 이용하였다.
군복 및 군용장비의 스프레이 공정에 복합소재를 적용하여 제독 코팅층을 형성하고, 실제 화학무기인 신경작용제 소만(GD)을 이용하여 제독성능을 테스트한 결과, 개발한 소재가 제독용 코팅소재로 실증 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하였다.
KIST 백경열 책임연구원은 “기존에 보고된 전기방사법이 아닌 단순 스프레이 공정을 통해 넓은 면적까지 빠른 속도로 코팅이 가능하며 화학무기의 독성을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프레이 코팅을 통하여 유사시 군복과 군용장비에 사전 제독뿐만 아니라 오염된 부분의 사후 제독도 가능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화학무기 또는 고독성 화학물질로부터 군인 및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IST 안보·재난안전기술단과의 협력으로 기관고유사업(K-DARPA)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복합체 분야 국제학술저널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최신호에 온라인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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