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2021년 자체 개발한 소자를 이용해 마이크로파 영역에서 주파수 빗을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KRISS 양자하이브리드팀 (왼쪽부터) 서준호 책임연구원과 차진웅 선임연구원

[기계신문]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2021년 자체 개발한 소자를 이용해 마이크로파 영역에서 주파수 빗을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분자 단위 정밀 질량측정을 위한 고성능 센서에 활용될 수 있다.

KRISS 양자하이브리드팀이 개발한 이번 기술은 초전도 나노전기역학 소자에 마이크로파 신호를 입력해 주파수 빗을 생성하는 기술이다. 주파수 빗은 여러 개의 주파수 신호가 머리빗처럼 일정하고 조밀한 간격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 초전도 나노전기역학 소자 : 초전도체로 만들어진 나노스케일의 소자로, 역학적 진동을 전기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소자

연구팀이 생성한 주파수 빗살의 간격은 나노역학 소자의 고유 주파수와 일치하기 때문에 이 간격을 측정하면 소자의 미세한 진동 주파수의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다.

▲ 실험에 사용된 KRISS 자체개발 초전도 나노전기역학 소자

연구팀은 소자의 초전도 성능을 발현시키기 위해 소자를 액체헬륨냉동기에 넣어 극저온 환경을 구축했다. 이후 마이크로파 신호 생성기로 소자에 단일 주파수 신호를 입력해 주파수 빗 현상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 사용된 나노역학소자의 주파수 측정법은 소자에 레이저를 쏘아 반사된 빛의 변화를 기준이 되는 레이저 빛과 간섭시켜 그 신호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이 간섭신호에서 나온 나노역학 소자의 주파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기 위해서는 특정 주파수의 전기신호와 비교해야 한다. 이러한 방식은 복잡한 광학‧전자장비를 필요로 하기에 잡음 발생원이 많아져 측정성능이 떨어진다.

▲ 초전도 나노전기역학 소자에서의 마이크로파 주파수 빗 생성 실험결과

이번 연구로 밝힌 주파수 빗 생성원리를 활용하면 기존 기술과 달리 복잡한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도 단일 주파수의 마이크로파 신호를 입력해 나노역학 소자의 진동 주파수를 측정할 수 있다.

이번 기술은 고성능 나노센서 등 정밀측정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응용분야에 활용 가능하다. 예를 들어 나노역학 소자에 단백질 분자와 같은 초미세 물질이 흡착되면 소자의 질량이 달라져 고유 주파수에 변화가 생기는데, 주파수 빗의 신호를 분석해 이 변화를 포착하면 흡착된 물질의 질량을 측정할 수 있다.

▲ 초전도 나노전기역학 소자 기반 마이크로파 주파수 빗 생성 개략도

KRISS 양자하이브리드팀 차진웅 선임연구원은 “주파수 빗 생성기법을 이용한 이번 측정법을 활용하면 기존 나노역학센서보다 수십 배 이상 향상된 정밀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준호 책임연구원은 “이번 실험은 소자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극저온에서 진행했지만, 향후에는 상온에서도 기술을 구현시켜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주파수 빗을 정밀측정에 응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RISS 기본사업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6월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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