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ST 기계공학과 오일권 교수(왼쪽)와 오세웅 박사과정

[기계신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오일권 교수 연구팀이 기존 구동 속도 대비 2배 이상 빨라진 스프링(spring) 형태의 형상기억합금 구동기를 이용해 사람과 동물의 골격근처럼 힘을 낼 수 있는 ‘형상기억합금 인공근육’을 개발했다.

형상기억합금은 임의로 모양으로 변형시키더라도 가열에 의하여 다시 변형 전 기억된 모양으로 되돌아오는 성질을 가진 합금을 말한다.

인간과 동물의 민첩하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모방하고자 하는 생체모방형 인공근육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부피가 작고 가볍지만 큰 힘을 낼 수 있는 형상기억합금 기반 구동기는 기존 무겁고 부피가 큰 모터기반 혹은 공압 기반의 구동기를 대신하여 웨어러블 로봇, 생체모방 로보틱스, 키네틱 아트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하다.

스프링 형태의 형상기억합금은 우리 몸의 골격근과 유사하게 전기적 신호가 가해지면 줄 가열(Joule heating)이 발생해 수축하고, 뒤따르는 냉각에 의해 이완되는 특징을 갖는다. 하지만 기존의 형상기억합금은 가열에 비해 현저하게 느린 냉각 속도로 인해 인공근육으로 사용 시 구동 속도에 제한을 보였으며, 이로 인해 일정 속도로 반복 구동이 요구되는 응용 분야에서 한계를 지닌다.

제한된 형상기억합금 인공근육의 구동속도를 가속하기 위해서는 가열된 형상기억합금을 빠르게 냉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냉각을 촉진시키고자 별도의 냉매나 냉각팬(fan) 등 을 사용하게 되면 전체적인 시스템의 무게와 부피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이에 연구팀은 일반 전자부품이나 칩 등의 온도를 빠르게 낮추기 위해 표면에 뾰족한 방열판을 부착하는 것에서 착안, 스프링 형태의 형상기억합금 표면에 뾰족한 구리 나노와이어를 균일하게 성장시켰다.

▲ 구리 나노와이어가 표면 성장된 형상기억합금 인공근육

이를 통해 형상기억합금의 표면적을 높이고, 열이 외부로 전달되는 것을 촉진시킴으로써 형상기억합금의 냉각을 가속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근육은 일반 형상기억합금에 비해 2배 이상 가속된 구동 속도를 보이며 인공근육을 이용해 실제 손과 비슷한 속도로 손가락을 굽히고 펼 수 있는 의수를 개발하였다.

또한, 연구팀은 개발된 인공근육이 동물의 골격근과도 유사하다는 점에 집중하여 구동 속도가 빨라진 인공근육을 생체모방 로보틱스로 응용하였다.

고양이가 필요에 따라 개폐식 발톱(retractable claw)을 드러내고 감추며 지면과의 마찰을 제어하는 특징에 주목하여 생체모방 개폐식 발톱을 구현한 것으로, 기존 보행 로봇 발바닥에 부착된 단순 고무를 대체하여 울퉁불퉁한 길과 같은 험지를 걸을 때 발톱을 이용하여 보행 로봇이 중심을 잡고 안정적인 보행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 구리 나노와이어가 표면 성장된 형상기억합금 인공근육이 적용된 의수 및 생체모방 로보틱스

연구팀은 최초로 3D 구조를 갖는 스프링 형태 형상기억합금 표면에 뾰족한 구리 나노와이어를 성장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형상기억합금의 느린 냉각속도로 인해 인공근육으로 사용 시 빠른 구동을 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소재, 나노 구조, 열전달 등 다학적 측면에서 접근하여 이뤄낸 해결법으로 유사한 분야에서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 연구결과다.

오일권 교수 “이번 연구는 실제 근육의 움직임과 유사한 속도로 인공근육이 움직이도록 하여 미래 로봇, 착용형 근육, 휴먼 증강 슈트, 보조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근육이 적용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지원사업(창의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5월 2일 게재됐으며,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에 5월 2일 게재됐으며,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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