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성평가연구소가 나노물질에 대한 분자지문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계신문] 안전성평가연구소(KIT)가 나노물질에 대한 분자지문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에 따라 독성 예측뿐 아니라 국제 표준 시험법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노물질은 100nm 이하의 크기를 갖는 물질로, 인체 및 환경에서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나, 나노 신소재 개발에 대부분의 연구가 집중되어 그간 나노물질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기존 화합물의 경우 화학물질 독성 예측을 위해 물질의 구조를 이용하여 활성을 예측하고, 이 구조의 활성값을 계산하는 QSAR(Quantitative Structure Activity Relationship)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나노물질의 경우는 기존 화학물질과는 전혀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기존 화학물질에 비해 훨씬 복잡하기 때문에 나노물질 대상의 QSAR 모델 개발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지금까지 나노물질 대상으로 개발된 모델은 산화금속, 탄소 나노물질 등 특정 종류의 나노물질에만 적용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KIT는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한 나노물질 분자지문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으며, 이로써 다양한 종류의 나노물질을 일반화하여 독성 및 안전성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 분자지문 기술 예시

원래 분자지문 기술은 유기 화합물 구조를 대상으로 개발된 것으로 사람을 고유한 지문으로 식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유한 분자 구조를 식별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다.

이는 유기 화합물 내 부분 구조 존재 여부를 바탕으로, 분자 구조를 0과 1로 일정 길이의 숫자열로 환산한다. 이렇게 정의된 분자지문이 유사하면 분자 구조도 유사하다고 할 수 있는데, 구조가 비슷하면 독성도 비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물질의 독성을 예측하게 되는 것이다.

나노 분자지문 기술 개발 전 무기화합물을 대상으로 전자 배치(electron configuration) 기반 분자지문을 활용해 성공적으로 예측 모델을 개발했으며, 이 기술을 확장하여 소재의 크기에 따른 전자 배치를 계산함으로서 나노 소재에까지 분자지문 기술을 적용하게 되었다.

무기화합물에 대한 독성 예측 연구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나, 향후 살생물제, 의약품 내 불순물 등에 포함된 무기화합물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개발할 수 있으며, 나노 소재의 기능성 혹은 독성 예측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나노분자 지문기술 모식도

또한, KIT는 최근 다자간 국제 공동기술 개발 사업 ‘Gov4Nano 프로젝트’에도 선정되어 네덜란드 등 16개 국가, 35개 연구기관과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나노 물질 규제 기술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해당 컨소시엄은 전체 8개의 Work Package로 구성되며 ▲나노물질 안전성 데이터베이스 통합 ▲나노물질에 대한 테스트 가이드라인 개발 ▲안전성 평가 기술 개발 등의 성과를 도출해낼 계획이다. 특히, IT와 BT 기술의 융·복합 연구를 통해 유럽 REACH 등 나노물질 규제기관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성 평가 기술을 개발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나노 분자지문 기술은 나노물질 독성 예측 기술 개발은 물론, 국제 표준 시험법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보이며, 다양한 인공지능 모델 개발 및 인체 장기별 나노물질 독성 예측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측독성연구본부 신현길 박사는 “최근 나노물질 사용 증가에 따라 인체와 환경에 대한 안전성 연구가 절실한 상황에서 독성연구 데이터 확보와 나노물질의 안전성 자료에 기반한 정책적 규제 등도 함께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IT는 나노물질 독성평가법 개발을 통한 ISO 국제표준법 지정 등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화학물질 독성연구를 지속 수행함으로써 나노물질의 안전성 연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기계신문, 기계산업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