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연구단이 세계 최고 성능의 나노박막 전극을 개발했다. 사진은 개발한 나노박막 전극을 이용해 제작한 다기능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계신문]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연구단 김대형 부연구단장(서울대 교수), 현택환 단장(서울대 석좌교수)이 세계 최고 성능의 나노박막 전극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수상 정렬 방법(Float assembly method)’이라는 새로운 개발 방법을 통해 기존의 방법으로는 구현할 수 없었던 높은 전도성, 나노 두께, 우수한 신축성 등을 모두 지닌 고성능 나노박막 전극을 제조할 수 있게 된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고성능 나노박막 전극은 금속만큼 전기가 잘 통하면서도, 머리카락 두께 1/300 수준(250 nm)으로 얇고, 높은 신축성을 지녀 피부 부착형 착용기기, 즉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핵심 부품으로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 신축성 나노박막 전극의 제조 과정

피부 부착형 착용기기는 기계적 물성이 피부의 물성과 비슷한 특성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디바이스의 핵심 부품인 전극은 우수한 신축성, 높은 전기 전도성, 얇은 두께는 물론 고해상도 패터닝도 가능해야 한다.

우수한 신축성과 고전도성, 얇은 두께 등을 모두 만족하는 전극을 개발하는 것은 매우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로 여겨졌지만, 이번 연구로 개발된 ‘수상 정렬 방법’을 통해 가능해졌다.

‘수상 정렬 방법’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수조에 은 나노선, 고무, 에탄올 등의 혼합액을 떨어뜨리는 단계, 계면활성제를 첨가하는 단계, 그리고 용매를 건조 시키는 단계다.

혼합액을 물 표면에 한 방울씩 떨어뜨리면,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퍼지는 ‘마랑고니 흐름’(국부적인 표면장력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유체의 흐름)에 의해 은 나노선이 수조의 가장자리에 차곡차곡 정렬된다.

▲ 마랑고니 효과를 이용하여 신축성 전극을 제작하는 과정

두 번째로 계면활성제를 수조 중앙에 소량 넣으면 가장자리에 정렬된 은 나노선들이 압력을 받아 더 밀착한 상태가 된다.

마지막으로, 용매가 증발하게 되면 얇은 고무막이 남으면서, 단일층의 밀집한 은 나노선들이 나노박막에 부분적으로 박혀있는 구조의 나노박막 전극이 만들어진다. 제조에 걸리는 시간은 5분 정도로 매우 짧다.

이번 개발된 나노박막 전극의 전기 전도도는 10만 S/㎝로 금속과 유사한 수준이며, 원래 길이의 10배까지 늘어나도 기계적 결함 없이 전기적 성질이 유지된다. 두께는 250 nm 수준으로 매우 얇아 피부처럼 굴곡이 있는 표면에도 착 달라붙을 수 있게 되었다.

▲ ‘수상 정렬 방법’으로 제조한 전극을 늘리는 모습

또한, 자외선 포토리소그래피를 이용한 선폭 20 ㎛ 고해상도 패터닝에도 성공했다. 나노박막 전극을 원하는 형태로 재단하여 다양한 전자소자로 만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때 자외선 포토리소그래피란 빛에 반응하는 고분자를 이용해 기판에 원하는 회로나 모양을 식각하는 행위로, 현재 나노미터 단위의 세밀한 회로를 반도체에 새기는 데 쓰이고 있다.

연구진은 나노박막 전극을 이용해 피부 부착형 다기능 적층 디바이스를 개발하였고, 피부에서 근전도, 습도, 온도, 인장력 등 다양한 생체신호를 동시에 모니터링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김대형 부연구단장은 “고성능 신축성 나노전극은 차세대 웨어러블 디바이스들에 광범위하게 이용되어 이 분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택환 단장은 “이 ‘수상 정렬 방법’이 금속 전도체 나노소재뿐만 아니라 반도체, 자성체 등의 여러 종류의 나노소재들과 고무를 조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고기능성 신축성 나노소재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8월 27일 03시(한국시간)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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