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에 의한 수출민감도는 꾸준히 하락
제조업 생산자물가는 3.4% 상승
[기계신문]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세를 보이며 원화 약세 기조가 유지 중이다. 올 6월 FOMC 이후 달러화 강세 흐름, 델타 변이 추가 확산, 위안화 강세 속도 조절, 국내 코로나19 확산 등이 동시에 작용함에 따라 원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원/달러 환율도 무역수지 흑자 규모 축소 및 외국인 국내주식 순매도 속에서 FRB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Tapering) 가능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상승 기조(원화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향후 세계경기가 예상보다 더 강하고 통화 긴축이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될 경우 달러 강세와 신흥국 환율 약세는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3일 발표한 ‘원화환율 변동이 우리 경제 및 제조업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원화가치와 우리나라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 약세에 따른 한국경제의 수출 민감도는 2016년 이후 하락세를 지속 중이다. 총산출액 중 수입 중간투입률이 수출 비중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함에 따라 전 산업에 대한 순수출 익스포져(총산출액에서의 수출 비중에서 수입 중간재 비중을 뺀 것)는 2016년 6.4%에서 2019년 5.1%로 1.2%p 하락했다.
제조업의 경우에는 2019년 수출 비중이 34.5%로 2016년 대비 0.8%p 상승한 반면, 수입 중간투입률은 동 기간 2.5%p 상승하면서 순수출 익스포져는 동 기간 1.7%p 하락했다.
원화가치는 제조업 영업이익률과 음(-)의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원화 절상 기간(2010~2014년) 동안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2.5%p 하락하였으며, 반면 최근 원화 절하 기간(2014~2018년) 동안에는 영업이익률이 3.1%p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9년 산업연관표를 통한 분석 결과에서도 원화가치의 10% 절하는 제조업 영업이익률을 1.27%p 상승시키는 것으로 추정됐다. 업종별로는 원화 절하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제조업은 기계·장비(영업이익률 상승 폭 3.5%p),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2.5%p), 운송장비(2.4%p), 화학제품(1.4%p), 전기장비(1.32%p)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석탄 및 석유제품(-2.4%p), 음식료품(-0.6%p), 목재 및 종이·인쇄(-0.4%p), 1차 금속제품(-0.2%p)의 경우에는 원화가치 절하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영업이익률 변동요인을 분해한 결과, 원화 절하(10%)로 인한 수출의 매출액 증가는 영업이익률을 3.4% 증가시키며 수입 원재료비의 매출원가 증가는 영업이익률을 2.1% 감소시켰다.
원화 환율의 변동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파급효과 측면에서는 원화가치가 모든 외국통화에 대하여 10% 절하 시 생산자물가가 2019년 기준 평균적으로 연간 2.5%의 상승 압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의 경우는 원화가치 10% 절하 시 국내 생산자물가가 3.4%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종별로는 석탄 및 석유(6.5%), 비철금속(6.1%), 기초화학물질(5.9%), 통신·방송 및 영상·음향기기(5.3%), 가죽(4.9%) 등의 순으로 크게 나타났다.
반면, 담배(0.8%), 인쇄·기록매체 복제(1.6%), 음료품(1.9%), 기타비금속광물제품(2.3%), 금속가공제품(2.5%) 등의 순으로 생산자물가 파급효과가 가장 작게 나타났다.
최근 원화가 달러화에 비해 빠르게 절하되고 있는 가운데, 유로화, 위안화 등 주요 통화에 비해서도 절하율이 높아 우리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최근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산업별 수출단가 조정여력을 감안할 경우 원화 약세 기조 하에서 제조업 중 수출 비중이 높고 원자재 수입비중이 낮으며 환율변동의 대응력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장비, 운송장비, 기계·장비, 컴퓨터·전기 및 광학기기의 경우, 원화 절하로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수출단가 조정(인하)이 어려워 이를 통한 이익까지 볼 수 있는 산업으로 분석됐다.
다만 화학제품의 경우는 원화 절하로 영업이익이 증가하나, 수출단가 조정(인하)으로 영업이익을 부분 상쇄하는 산업(원화 절하 부분 수혜형)으로 나타났다. 반면 석탄 및 석유, 목재·종이, 1차 금속의 경우 원화 절하로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수출단가 조정(인하)을 통해 피해가 확대될 수 있는 산업으로 분류되어,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해당 기업 차원에서의 환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한국무역협회 강내영 수석연구원은 “최근 원화가 달러화, 유로화, 위안화 등 주요 통화에 비해 빠르게 절하되고 있어 우리 기업의 수출경쟁력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면서 “제조업 중 수출 비중이 높고 원자재 수입비중이 낮고 환율변동의 대응력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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