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수소연료전지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PET 유연기판 위에 롤투롤 대면적 나노인쇄공정 구현 및 전사된 백금 나노선 SEM 이미지

[기계신문]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연료로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는 발전장치로 공해와 소음이 없으므로 미래 수소에너지 사회의 친환경 발전 기술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수소연료전지는 많은 양의 백금 촉매를 필요로 해 높은 비용이 요구되며, 탄소 담지체의 부식으로 인한 낮은 촉매 내구성 문제로 연료전지 전극의 제조단가와 내구성 측면에서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료전지 상용 촉매(Pt/C)는 2~5 nm 크기의 매우 작은 백금 나노입자가 탄소 담지체 위에 담지되어 있는데, 촉매 내 탄소 담지체는 반복 사용 시 쉽게 부서져 연료전지의 성능을 떨어뜨리는 내구성 문제가 있으며, 전극 제작 시 전극구조 측면에서 두껍고 무작위한 물질이동경로를 가지고 있어 연료전지 성능을 떨어뜨리는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 김진영 박사와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 김종민 박사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정연식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도장 찍듯이 간단한 20 nm급 초미세 인쇄 기술을 활용하여 연료전지 부식 문제의 원인인 탄소를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백금 나노구조 전극을 개발했다.

▲ 철골구조와 비슷한 형태의 멀티스케일 백금 나노 아키텍처 전극 모식도

연구팀은 탄소 담지체가 없으면서도 백금 전극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구조를 구현하기 위해 3차원 구조 제어가 쉬운 초미세(20 nm급) 나노 인쇄공정을 최초로 도입하였고, 연료전지 내에 물질의 원활한 이동을 위한 높은 기공도와 더불어 높은 촉매 표면적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멀티스케일 백금 나노 아키텍처 형태의 촉매 전극을 구현하였다.

수소연료전지의 촉매로 사용되는 백금은 나노미터 크기일 때 서로 달라붙는 성질이 있어 안정적이지 못해 백금만으로는 촉매 소재로 활용될 수 없다. 이 때문에 현재 상용화된 촉매는 2~5 nm 크기의 백금 나노입자를 탄소 입자 위에 붙여 안정화시켜 놓은 것이다.

하지만 탄소 입자는 연료전지의 반복 구동 과정에서 부식으로 인해 소실되어 백금을 지탱하지 못하며, 결과적으로 연료전지의 성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문제를 일으킨다. 또한 전극 두께가 수 마이크로미터로 두껍고 구조가 복잡해 연료전지의 효율 또한 좋지 못했다.

▲ 멀티스케일 백금 나노아키텍처 기반 박막형 막전극접합체(MEA) 모식도

연구팀은 수소연료전지 수명에 치명적인 탄소 입자를 사용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백금 촉매를 만들기 위해 도장을 찍듯이 간단한 인쇄공정을 여러 번 반복하여 20 nm급의 안정적인 형태의 백금 구조물을 적층하는 초미세 공정을 개발하였다.

이 공정을 통해 개발한 전극은 철골 건축물과 닮아 구조물 사이에 넓은 통로가 있어 연료전지 내부에서의 산소, 수소, 물의 이동이 원활해졌고, 기존의 1/10 이하로 두께가 얇아질 수 있다.

▲ 20 nm급 고해상도 나노인쇄공정과정 및 마스터몰드에 따른 백금 나노아키텍처 SEM 이미지

이로 인해 탄소 입자 없이 백금만으로 전극을 제작할 수 있게 됐으며, 해당 전극을 사용할 경우 기존 상용 촉매전극보다 내구성이 3배 이상 향상 됐을 뿐만 아니라 연료전지 출력 또한 27 %가량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다.

KIST 김진영 박사는 “초미세 인쇄 기술을 통해 개발한 촉매는 전극의 내구성 및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수소연료전지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기존 상용 Pt/C 전극 및 다양한 나노아키텍처 백금 전극 성능 비교 및 탄소담지체 열화테스트 이후 최대전력밀도 유지율

KAIST 정연식 교수는 “연료전지뿐만 아니라 촉매, 센서, 배터리 등 다양한 전기화학 응용 분야에서의 활용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에는 연료전지 계산전문가인 인하대학교 주현철 교수도 참여해 연료전지 전극 내 유체의 거동에 대한 시뮬레이션 분석 역할을 담당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 사업, 기후변화대응사업,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을 통해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과학 저널 ‘Science Advances’ 최신 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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