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적재량 기존 방식 대비 3배 이상 증가

▲ 현대글로비스가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운송 시장 공략에 나선다. 수명을 다한 전기차 배터리를 경제적으로 운반할 수 있는 전용 용기를 개발해 특허 취득했다.

[기계신문] 현대글로비스는 전기차별 형태가 다른 사용후 배터리를 하나의 용기에 실어 운반하는 ‘플랫폼 용기’ 특허를 취득했다고 3일 밝혔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라 사용후 배터리에 대한 회수물류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향후 사업 성장이 기대된다.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는 신품 대비 성능이 약 70% 이하로 떨어져 구동 배터리로 사용 가치가 없어진 배터리를 의미한다. 다만 전기차 충전소 등 다른 영역에선 재활용이 가능해 관련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생산된 전기차부터 배터리 지자체 반납 의무제가 폐지되면서 현대글로비스 종합물류연구소는 특허출원에 속도를 냈다. 이번 취득한 특허 용기는 용기 자체의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가변레일식 구조를 채택했다.

이에 따라 한 차종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차종의 각기 다른 모양 배터리를 실을 수 있어 국내 최초로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전용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글로비스가 특허 받은 용기를 이용하면 다단적재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사용후 배터리 적재 가능 용량이 11톤 화물트럭 기준 기존 최대 5개에서 17개로 늘어 3배 이상 효율성이 증가했다.

컨테이너에 그대로 실을 수 있기 때문에 향후 해상운송을 통한 해외수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절연 소재를 채택해 누진예방에 효과적이고 특수 고정장치를 이용해 사용후 배터리를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부터 테스트운송을 실시해 운송 능력을 검증했다. 추후에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 특허 용기의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보다 체계적인 운송도 가능할 전망이다.

크고 무거워 취급이 까다로운 배터리 특성 때문에 국내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운송 시장은 관련 기술 개발이 아직 미미한 상황이었다. 때문에 기존 운송방식은 사용후 배터리를 규격이 맞지 않는 일반 물류 용기에 보관하거나 용기 없이 고정되지 않은 상태로 운송하는 등 파손의 위험이 컸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특허 취득을 통해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운송 시장의 기준점으로 선도자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원구원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사용후 배터리 양이 2020년 약 4,700개에서 2030년 약 8만개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용후 배터리 운송사업은 배터리 폐기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줄이며 재활용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선순환 구조 형태의 친환경 사업이다. 최근 기업의 지속가능 필수 키워드로 꼽히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도 부합한다.

현대글로비스 종합물류연구소 관계자는 “전망은 밝지만 관련 기술이 부족했던 사용후 배터리 시장에서 직접 개발한 용기로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환경을 고려한 신기술을 적극 개발해 스마트물류기업으로서 행보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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