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질 때 낙차를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수확하는 수력발전은 친환경적이지만 많은 물이 필요하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미량의 물방울을 이용하여 발전(發電)하는 원리를 제시해 화제다.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김연상 교수 연구팀이 물이 다공성 구조에 스며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를 수확하는 에너지 하베스팅 원리를 규명했다.

▲ 다공성 산화구리 나노선 필름형 소자의 제조 및 작동 모식도

자연의 물 순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증발, 흡수, 흐름 등과 같은 현상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이 미래지향적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토양 내부나 나무의 증산작용 등에서 나타나는 모세관 현상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려는 시도는 폭넓은 응용 가능성 때문에 주목받고 있지만, 구동원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다.

구동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다양하게 응용하기 위해서는 물이 다공성 나노구조에서 이동할 때 액체 -고체 계면현상에 대해 자세하게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연구팀은 표면특성이 잘 알려진 산화구리 나노선이 배열된 다공성 필름형 소자를 만들었다. 여기에 물방울을 떨어뜨려 필름의 젖은 부분과 마른 부분 각각에 놓인 나노선의 전하 에너지 준위 차이에 의해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 다공성 산화구리 나노선 필름형 소자의 특성 및 구동원리

특히, 반도체 특성이 잘 알려진 산화구리 나노선이 모세관 현상에 의해 물이 스며들 때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원리를 반도체 공학적으로 규명하였다.

물이 스며들 때 물 속의 이온이 나노선 표면에 흡착되면서 나노선의 전하 에너지 준위 특성을 변화시키는 것을 알아냈다. 나아가 스며드는 물 속의 이온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소자의 성능도 높아지는 것을 통해 이온-고체 표면 상호작용인 이온발전(Ionovoltaic) 현상임을 규명했다.

실제 산화구리 나노선 기반의 다공성 필름형 소자(1.5∙6 ㎝)에 수돗물 수준의 이온농도를 갖는 소금물 4방울 정도(20 ㎕)를 떨어뜨려 ~0.45 V, ~0.23 ㎂의 전압, 전류를 40분 동안 생성했다.

또한 소자의 직렬·병렬 연결을 통해 건전지처럼 전압과 전류를 증폭할 수 있는 것도 확인했다. 실제 연구팀이 8개의 소자를 직렬연결하고 각각의 소자에 바닷물 한 방울(5 ㎕)씩 스며들게 했을 때 녹색 LED를 4분 이상 연속적으로 켤 수 있었다.

▲ (a) 다공성 산화구리 나노선 기반의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를 직렬, 병렬연결 하였을 때 전압, 전류를 각각 쉽게 증폭할 수 있다. (b) 8개의 다공성 산화구리 나노선 필름형 소자를 직렬연결 하고 각각의 소자에 한 방울의 바닷물을 스며들게 하였을 때 녹색 LED를 4분 이상 켤 수 있다.

김연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온을 포함하는 하천수나 바닷물 등 자연의 다양한 물 자원을 이용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의 기반이 되는 원리를 규명하는 한편, 향후 물속의 극미량 물질을 탐지하는 생화학 센서로 응용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표면 특성이 잘 알려진 다공성 산화구리 나노선을 사용함으로써 이온-고체 표면의 상호작용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물의 흡수로 인한 전기에너지 발전은 이온-고체 표면 상호작용에 의한 발전으로 물이 다공성 구조에 스며들 때 물 속에 존재하는 이온이 산화구리 나노선에 흡착하여 나노선 내부의 전하 에너지 준위를 변화시킴에 따라, 물에 젖은 부분과 젖지 않은 부분 사이의 전하 에너지 준위 차이가 전기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구동 원리를 파악할 수 있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지원 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에너지 앤 인바이런먼탈 사이언스(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10월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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