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UN 무역개발회의(UNCTAD)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도네시아는 글로벌기업들이 선정한 투자 유망 국 중 9위를 차지해 전년대비 5계단 상승했으며, 이는 동남아 국가들 중에서는 최고로 나타났다.

반면, 역시 최근에 발표된 국가경쟁력 지수에서는 전년대비 4계단 하락한 41위를 차지했으며, 주요 투자 환경인 노동, 인프라 분야에서도 전혀 개선이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엇갈린 평가는 풍부한 천연자원, 세계 4위 인구대국을 바탕으로 한 거대시장 등 열악한 투자환경을 상쇄할 만한 높은 시장매력도가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UNCTAD는 2016년 10월 발표한 세계 투자동향 모니터(Global Investment Trends Monitor) 보고서에서 2016~2018년 투자유망 대상국 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는 다국적 기업(Multi-National Enterprises, MNE) 경영자들의 답변에 근거해 이뤄졌으며, 이 조사에서 인도네시아는 전체 국가들 중 9위를 차지했다.

다국적기업(MNE)들이 선정한 2016~2018년 투자 유망국(단위 : %)

주 : 단위는 답변 CEO의 전체 비율, 국가명 우측 괄호 안 수치는 이전(2014년 조사) 수치

이 조사에서 인도네시아는 브라질, 멕시코에 이어서 전체 중 9위를 차지했다. 동남아 국가 중에서는 말레이시아와 함께 유일하게 10위권에 진입했으며, 말레이시아보다 한 단계 앞섰다. 2014년 14위에서 5계단 상승했으며, 신흥국 가운데서는 중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에 이은 5위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원(BKPM)을 중심으로 한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발표를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제조업, 인프라 산업 등 최근 FDI가 활발한 산업을 중심으로 관련 인프라 개선 등을 통해 외국인 투자를 더욱 활성화시킬 대책들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위 발표와는 대조적으로 2016년 9월에 공개된 글로벌 경쟁력 지수에서 인도네시아는 전년대비 4계단 경쟁력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WEF(World Economic Forum)는 매년 글로벌 경쟁력 지수 조사를 하는데, 올해 국가경쟁력 지수(GCI : Global Competitiveness Index 2016~2017)에서 인도네시아는 138개국 중 41위를 차지, 전년 37위 대비 하락했다.

주변 인접국들의 경쟁력도 중국을 제외하고 대체로 하락세를 보였는데, 그 중 인도의 약진이 두드라졌다. 인도는 작년 55위에서 올해 39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국가경쟁력(GCI)은 전년과 동일(28위), 말레이시아 25위(전년 18위), 태국 34위(전년 32위), 필리핀 57위(전년 47위), 베트남 60위(전년 56위)를 기록했다.

 
2016년 WEF 국가경쟁력 순위 중 아시아 주요국 분야별 순위

전체적으로 전년대비 개선된 것이 거의 없다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 평가 지표 중 매년 낮은 점수를 받아온 노동시장 효율성과 보건/기초교육 부분이 인도네시아 발전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네시아 노동시장의 경직적 구조는 임금 결정의 유연성(109위), 노동중복비용/퇴직수당(133위), 노동시장의 여성참여도(115위) 부분은 개발도상국 수준에서도 매우 열악한 평가를 받았다. 보건/기초교육 부분은 숙련공이 부족한 인도네시아 노동시장의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인프라 부분 평가는 총 9개 평가항목 중 도로 구축(80위→75위), 철도(43위→39위), 항구(82위→75위), 공항(66위→62위) 등 전반적으로 인프라 구축이 전년대비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으나, 전력 공급 부문은 전년 86위에서 89위로 더 열악해졌다.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원(BKPM) 발표에 따르면, 2015년도 외국인 투자(FDI)는 293억 달러, 투자 건수는 1만7738건으로 투자액은 전년대비 2.6% 증가, 투자 건수는 40.4% 늘어났다. 투자액이 전년대비 소폭 증가한 것에 반해 투자 건수는 약 두 배 늘어났으며, 이는 투자 신고들이 실질적인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연도별 인도네시아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FDI) 추이(단위 : 억 달러, 건)

2016년 상반기에도 외국인 투자는 양호한 추이를 보이고 있으며, 상반기 기준 141억 달러, 투자 건수는 1만2293건으로 집계되었다. 전년도 상반기 대비 0.9% 투자액이 증가하고, 투자 건수는 62%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최대 투자국은 싱가포르(1위/48억9000만 달러), 일본(2위/29억 달러), 홍콩(3위/11억 달러)이며, 홍콩과 중국이 새로 TOP 5 투자국으로 진입해 중국계 자본의 활발한 진출이 두드러진다.

2016년 상반기 인도네시아 외국인 투자 유입 상위 5개국 현황(단위 : 억 달러, %)

해외 글로벌기업 투자가들이 인도네시아를 향후 동남아시아 최고의 투자국으로 꼽고 있는 반면, 실제 투자가 이뤄질 현지 사업환경에 대한 평가는 더욱 낮게 나타나고 있는 점은 인도네시아의 투자환경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는 해외 투자가들이 인프라, 노동력, 정책적 불확실성 등 열악해지는 투자환경을 상쇄할 만한 사업 기회를 인도네시아에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즉, 2억5000만의 인구로 대변되는 거대시장, 세계 최고 수준의 천연자원 보유량, 소득 증가에 따라 시장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중산층 등의 기회요인이 인프라 미비 등의 불안요인을 일정 부분 압도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양호한 유입세를 보이는 FDI 추이도 이와 같은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급감한 세계 원자재 수요, 아세안경제통합(AEC) 출범에 따른 역내 국가 간 기업 경쟁 심화, 인프라 구축 진행 지연에 따른 사회간접비용 상승 등 우호적이지 않은 주변환경으로 인해 해외기업의 투자심리를 유지시키기 위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환경 개선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