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KAIST 기계공학과 김동민 박사과정, 한국기계연구원 임미경 박사, KAIST 기계공학과 이봉재 교수

[기계신문] 최근 반도체 소자의 소형화로 인해 과열점(hot spot)에서 발생한 열이 효과적으로 분산되지 않아 소자 신뢰성과 내구성이 저하되고 있다.

기존의 열관리 기술만으로는 점점 심각해지는 발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소자가 집적화됨에 따라 전통적 열관리 기술에서 탈피해 극한 스케일에서의 열전달 현상에 대한 근본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기판 위에 증착된 금속 박막에서 발생하는 표면파에 의한 새로운 열전달 방식을 발견해 해결책을 제시해 화제다.

KAIST 기계공학과 이봉재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기판 위에 증착된 금속 박막에서 ‘표면 플라즈몬 폴라리톤’에 의해 발생하는 새로운 열전달 모드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표면 플라즈몬 폴라리톤은 유전체와 금속의 경계면에서 전자기장과 금속 표면의 자유 전자가 집단적으로 진동하는 유사 입자들이 강하게 상호 작용한 결과로, 금속 표면에 형성되는 표면파(surface wave)를 의미한다.

연구팀은 나노 스케일 두께의 금속 박막에서 열확산을 개선하기 위해 금속과 유전체 경계면에서 발생하는 표면파인 표면 플라즈몬 폴라리톤을 활용했다.

▲ 티타늄 박막의 열전도도 측정 원리에 대한 개략도와 티타늄 박막의 표면 플라즈몬 폴라리톤 열전도도 측정 결과

이 새로운 열전달 모드는 기판에 금속 박막을 증착하면 발생하기 때문에, 소자 제작 과정에 활용성이 높으며 넓은 면적에 제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반경이 약 3 cm인 100나노미터 두께의 티타늄 박막에서 발생하는 표면파에 의해 열전도도가 약 25 % 증가함을 확인했다.

KAIST 이봉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공정난이도가 낮은 기판 위에 증착된 금속 박막에서 일어나는 표면파에 의한 새로운 열전달 모드를 세계 최초로 규명한 것”이라며 “이는 초고발열 반도체 소자 내 과열점 바로 근처에서 효과적으로 열을 분산시킬 수 있는 나노 스케일 열 분산기(heat spreader)로 응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 스케일 두께의 박막에서 열을 평면 방향으로 빠르게 분산시키는데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고성능 반도체 소자 개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나노 스케일 두께에서는 경계 산란에 의해 박막의 열전도도가 감소하는데, 연구팀이 규명한 새로운 열전달 모드는 오히려 나노 스케일 두께에서 효과적인 열전달을 가능하게 해 반도체 소자 단위 열관리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실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지난 4월 26일자 온라인 게재됐으며, 편집자 추천 논문(Editors' Suggestion)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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