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 등 질소계 악취가스의 흡착 메커니즘 최초 규명

▲ (왼쪽부터) KIST 이지원 선임연구원, 오영탁 선임연구원, 표수열 학생연구원

[기계신문] 암모니아, 에틸아민, 디메틸아민, 트라이메틸아민, 트리에틸아민, 피리딘과 같은 질소계 악취물질은 일반적으로 가축, 농업, 제조 및 폐기물 등에서 많이 발생된다. 예를 들어 폐기물에서 발생되는 악취물질 중 70% 이상은 질소계 악취물질이며, 비료나 먹이 등의 과대 사용으로 인한 방출도 30% 이상을 차지한다.

악취 가스는 우리 주변에서 자주 발생하여 인간에게 불쾌감을 줄 뿐만 아니라 눈, 코, 호흡기관의 강한 자극과 폐부종 및 만성 신장질환 등 인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제거 방법이 필요하다.

현재 가장 흔하게 쓰이는 공기 스크러버 방식의 경우 높은 농도의 악취 물질을 물을 이용하여 제거하는 방식으로 저렴하지만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해야하는 단점이 있고 낮은 농도의 물질의 경우 효율이 높지 않다는 문제점을 지닌다.

흡착물질을 이용하는 기존의 제거 방법의 경우 최적화되지 않은 흡착제를 사용하여 제거 성능뿐만 아니라 내구성, 경제성의 한계점을 보였다. 또한 하나의 단일 물질 제거에만 특화된 제거 기술이 주로 보급되어 있기 때문에 복합악취가스 흡착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속가능환경연구단 이지원·오영탁 박사 연구팀이 공기 중 4종의 질소계 악취물질(암모니아, 에틸아민, 디메틸아민, 트리메탈아민) 제거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활성탄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악취물질 제거를 위한 활성탄의 흡착효율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흡착제와 악취가스 간 흡착 메커니즘 또한 최초로 규명해 복합 악취물질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흡착제를 개발할 수 있게 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질산을 이용해 활성탄을 산화시킨 후 열 건조 과정을 통해 표면의 산화정도를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질소계 악취물질의 흡착효율을 높일 수 있었는데, 가장 많이 산화된 열 건조 활성탄의 경우 기존의 활성탄 대비 악취물질 제거 효율이 최대 38배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 열건조 활성탄의 흡착 메커니즘 및 질소계 악취물질의 흡착성능

연구팀은 산화된 활성탄 표면에 있는 산소 원자가 질소계 악취분자에 포함된 아민과 강한 수소결합을 하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최초로 밝혀냈다. 활성탄 표면에서 아민과 더 많은 수소결합을 형성될 수 있도록 산화 정도가 높아져 질소계 악취물질이 더 잘 흡착되는 원리다.

또한, 일반적인 가스반응과 달리 흡착제와 악취물질 간의 상호작용은 양성자 친화도 보다 얼마나 많은 수소결합이 일어나는지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한편, 열 건조 활성탄은 질소계 악취물질 중 흡착 효율이 가장 낮았던 트라이메틸아민에 대한 선택성이 1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더 높은 흡착력으로 트라이메틸아민 제거 또한 가능해졌다.

트라이메틸아민은 국내에서 법으로 규제되는 지정악취물질로 농업, 쓰레기 매립장, 하수 및 폐수처리장에서 많이 발생하는 악취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특히, 열 건조 활성탄은 트라이메틸아민에 대해 평균 93.8%의 재활용성을 지녀 기존 활성탄의 재활용 수치인 63% 대비 높은 경제성을 나타냈다.

▲ DFT계산 결과 및 열건조 활성탄의 질소계 악취물질 선택성

KIST 이지원 박사는 “악취가스의 흡착 메커니즘 규명을 통해 특정 가스 제거에 특화된 소재를 개발할 수 있으며, 산화과정을 거친 열 건조 활성탄은 생산방법이 비교적 간단하고, 재사용도 가능하기 때문에 필터, 마스크 등 정화장치의 소재로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질소계 악취물질 제거를 위해 기존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활성탄을 이용함으로 기존의 소재로는 해결하지 못한 제거 성능 향상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 및 대량생산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또, 개발된 흡착제는 매우 간단한 방법으로 생산 및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높은 경제성을 가진다.

악취 물질 중 질소계 물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로 높으며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민원 중 악취 관련 민원은 약 4만 건 이상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향후 실증 연구를 지속하여 실제 환경에 대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을 통해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eaner Production’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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