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정영규 박사 연구팀이 반도체식 가스센서 실용화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습기 문제를 해결한 ‘나노시트 반도체 센서기술’을 개발했다. ‘반도체식 가스센서 소자’를 실리콘 웨이퍼 기판 위에 제작한 사진 이미지

[기계신문] 미세먼지 예보 등 대기 질 관측이 일상화되면서 공기 중 특정물질의 농도를 측정하는 가스센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추세다.

가스센서 중에서도 크기가 작고 작동이 쉬우며 제작비용이 적게 드는 반도체식 가스센서가 주목받고 있지만, 여러 가스가 혼재되어 있을 경우 감지 신뢰성이 떨어지고 고온에서의 화학적 내구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고습한 환경에서 감도가 낮아져 센서 신호가 변하는 치명적 단점 때문에 별도의 습기 제거장치를 부착해야 하는데, 이 경우 센서의 부피가 커지고 가격도 높아져 실용화에 걸림돌이 되어왔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이 칼슘 실리케이트의 수분 흡착층을 활용해 나노시트를 제조하고, 이를 기반으로 반도체식 가스센서 실용화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습기 문제를 해결한 ‘나노시트 반도체 센서기술’을 개발했다.

생기원 기능성소재부품연구그룹 정영규 박사 연구팀은 먼저 거미줄 구조를 갖는 기존의 주석산화물 나노와이어 사이에 2차원 형태의 칼슘실리케이트를 성장시켰다.

* 주석산화물(SnO₂) : 전기전도도가 크고 융점이 높은 세라믹 반도체 소재

* 나노와이어(Nanowire) : 지름이 나노단위인 머리카락 형태의 원통형 선

시멘트의 원료인 칼슘 실리케이트(Calcium Silicate)는 보통 응집된 시트 형태로 존재하는데, 연구팀은 표면 특성을 제어해 주석산화물 나노와이어 사이사이에 얇은 나노시트 형태로 칼슘 실리케이트를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합성된 2차원 나노시트는 칼슘 실리케이트의 하이드록시기가 효과적으로 대기에 노출되며, 시트 표면에 기능화된 하이드록시기는 물 분자만 선택적으로 흡착하게 된다.

* 하이드록시기(Hydroxy Group) : 유기화학에서 구조식이 –OH로 표시되는 일가의 작용기로, 작용기 간 수소결합이 가능해 물과 친화성을 띤다.

▲ 1차원 주석산화물 나노와이어(굵은 선) 사이에 얇은 종이처럼 성장시킨 2차원 칼슘실리케이트

이 같은 친수성으로 인해 대표적 대기오염 물질인 이산화질소(NO₂)의 경우 물 분자는 나노시트 표면에 붙잡아두고, 미세먼지 전구체 물질만 선택적으로 주석산화물 나노와이어 감지소재에 흡착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감도와 수분 저항성을 동시에 높인 이 성과를 기반으로 미세먼지 전구체 물질인 이산화질소를 20 ppb까지 감지할 수 있는 나노시트 반도체 센서기술을 개발, 반도체식 가스센서 실용화에 청신호를 켠 것으로 평가받았다.

* ppb : 대기 속에 포함된 미량 성분의 농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1ppb=1/1,000ppm

생기원 정영규 박사는 “습도 저항성 문제를 해결한 나노시트를 제조하고, 이를 토대로 외부 환경요인에 구애받지 않고 미세먼지 전구체 가스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면서 “다양한 현장에 미세먼지 측정 모니터링 시스템이 적용될 수 있도록 반도체식 가스센서 실용화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지원하는 빅 이슈(BIG ISSUE) 사업을 통해 도출되었으며, 강원대학교 최선우 교수 연구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정훈 박사 연구팀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6월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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