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3D프린터로 수소연료전지용 금속 분리판을 제조하고 있다.

[기계신문] 국내 연구진이 ‘연료전지 분리판’의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3D프린팅 기술을 개발,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내부식물질 적층용 3D프린팅 기술’을 더센텍㈜에 이전하는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출액 2%를 경상기술료로 받는 조건이다.

더센텍㈜은 2021년 11월에 설립된 연구원 창업 기업이다. 3D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극한환경산업용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전받은 기술을 이용해 수소차 외 국방‧우주산업 분야까지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기존 연료전지 분리판은 백금 등 희귀 금속류를 사용해 값이 비쌌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 간의 화학반응이 일어나, 전기와 물이 만들어지는 공간이다. 따라서 연료전지를 둘러싼 분리판은 부식에 강한 소재여야 한다.

금은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돼 다른 물질과의 반응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시판 중인 분리판들이 주로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티타늄 합금표면에 금, 백금 등을 코팅한 이유다.

반면, 원자력연구원 김현길 박사팀이 개발한 이번 기술은 저렴하면서도 부식에 대한 저항성이 높은 새로운 소재를 선택했다. 또한,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코팅 물질이 벗겨질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 크롬알루미늄 코팅 및 유로를 새긴 분리판 시제품

연구팀은 스테인리스 합금표면에 금 대신 내부식성이 높은 크롬알루미늄(CrAl) 합금을 코팅했다. 제조비용을 감안하더라도, 크롬알루미늄이 금에 비해 2,000분의 1 저렴하다.

이번 연구에 활용된 3D프린팅 기술은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해 금속 재료를 겹겹이 쌓아 올리는 DED(Directed Energy Deposition, 고에너지 적층) 방식이다. 서로 다른 금속 물질이 녹으면서 결합해 코팅 부위가 따로 떨어지지 않는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3D 프린터로 ‘수소연료전지용 금속 분리판’ 시제품 제작에도 성공했다. 단순 코팅에 그치지 않고, 오목볼록한 모양의 유로까지 한꺼번에 새겨 제조 효율성을 높였다. 유로는 분리판 표면에 배열된 엠보싱 형태의 돌기다. 연료전지 내 수소와 산소 간의 반응효율을 높여준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융복합 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졌으며, 올해 1월 국내에서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017년 ‘3D 레이저 프린팅용 분말 공급 노즐 및 장치 기술’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D프린팅 관련 기술을 총 4회 이전한 바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김현길 핵연료안전연구부장은 “이번 성과는 원자력연구원이 보유한 3D프린팅 기술이 비원자력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다른 산업과의 스핀오프(Spin-off)가 활발히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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