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공과대학교 신소재학과 김형섭 교수 연구팀은 우크라이나 과학원 극저온 연구소와 공동으로 영하 272.5 ℃의 초극저온에서 다성분 신합금의 미세조직 변화 및 기계적 거동에 대해 해석해냈다.

[기계신문] 대기권 밖 우주에 노출되는 항공우주부품이나 액화수소 저장탱크 등에 쓰일 신소재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과 우크라이나 연구진의 공동 연구로 영하 273 ℃의 극저온에서 합금의 거동에 대한 비밀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포항공과대학교 신소재학과 김형섭 교수 연구팀은 우크라이나 과학원 극저온 연구소와 공동으로 영하 272.5 ℃의 초극저온에서 다성분 신합금의 미세조직 변화 및 기계적 거동에 대해 해석해냈다.

다성분 합금은 액체질소 온도(영하 196 ℃)의 극저온 환경에서도 충격흡수 같은 기계적 강도가 뛰어나 해양·선박이나 액화수소·헬륨 저장탱크, 우주·항공 분야 소재로의 응용이 기대되고 있다.

여러 원소가 거의 동일 비율로 혼합된 다성분 합금은 기존 하나의 주원소 개념의 합금계를 벗어나 물리야금의 르네상스를 이끈 일종의 혁신이었다.

하지만 액체질소 온도 아래에서 나타나는 다성분 합금의 변형 거동에 대하여 알려진 바가 없어 소재의 기계적 신뢰성을 예측하지 못하여 극저온 산업으로의 적용이 제한되어 왔다.

▲ (A) 액화헬륨을 활용한 극저온 분위기 챔버 및 (B) 초극저온에서의 다성분 합금의 인장 특성

연구팀은 액화수소와 헬륨의 압력 조절로 영하 272.5 ℃까지의 초극저온을 모사한 환경을 구현하고 개발한 다성분 신합금의 변형거동을 해석해냈다.

극저온 환경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가장 낮은 온도의 냉매인 액화 헬륨은 끓는점이 영하 268.8 ℃로 이보다 낮은 온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액화헬륨이 담긴 챔버 안의 기체화된 헬륨을 진공 펌프를 통해 챔버 외부로 배출하여 챔버 내부의 압력을 낮춤 으로써 영하 272.5 ℃를 달성하였다.

나아가 이러한 초극저온에서 다성분 합금의 내부 온도가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특이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알아내고, 이것이 합금의 구조를 더욱 탄탄하게 변화시켜 강도 향상의 실마리가 됨을 알아냈다.

이렇게 향상된 다성분 합금의 강도는 약 1.6 GPa 수준으로 기존 극저온용 합금보다 약 1.5배 정도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 초극저온 온도 범위(0.5~77 K, 영하 272.5~영하 196 ℃)에서의 열 안정성 및 미세조직 변화 모식도

김형섭 교수는 “초극저온 변형 거동에 대한 이해는 향후 초극저온 분야 합금 설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강화 메커니즘 구현에 밑바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실용화를 위해서는 초극저온 특이 현상에 대한 제어 및 추가 강화 메커니즘 도입을 통해 더욱 뛰어난 초극저온 안정성을 가지는 신합금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고, 산업체와의 공동연구를 통하여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국가간협력기반 조성사업(한-CIS협력기반조성),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중견연구지원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머티리얼스 투데이(Materials Today)’에 9월 13일 온라인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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