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연구팀이 대용량 리튬이온배터리 개발의 난제로 꼽혀온 전극 소재의 불안정성을 해결할 수 있는 배터리 전해액 첨가제를 개발했다. (좌측하단부터 반시계 방향) 곽상규 교수, 최남순 교수, 홍성유 교수, 박세원 연구원, 정서영 연구원

[기계신문] 전기자동차가 널리 보급됨에 따라 에너지 밀도가 높아 한 번 충전으로 더 장거리를 운행할 수 있는 고용량 리튬이온전지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리튬이온배터리에 고용량 양극 및 음극 물질을 도입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고용량 양극 및 음극은 구조적 열화 및 고반응성 등의 문제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으로 전해액 첨가제 기술의 연구가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대용량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 문제를 미량의 첨가제로 해결한 연구가 나왔다. 수백 회 충·방전에도 배터리 초기 용량의 80% 이상을 유지했는데, 이는 상용화된 최고 수준의 첨가제를 뛰어넘는 성능이여서 주목을 받고 있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최남순·곽상규 교수와 화학과 홍성유 교수 연구팀이 대용량 리튬이온배터리 개발의 난제로 꼽혀온 전극 소재의 불안정성을 해결할 수 있는 배터리 전해액 첨가제를 개발했다.

▲ 개발된 첨가제에 의한 음극 보호막 형성 과정과 불산 제거 효과 모식도. 기존 전해액을 니켈 리치 NCM811 양극 및 실리콘-흑연 음극으로 구성된 배터리에 사용할 경우 불산(HF)으로 인해 양극에서 니켈과 같은 전이금속이 용출되고 불산은 음극 보호막을 공격하여 파괴한다. 또한 기존 상용 VC 첨가제의 경우 음극 표면에 깨지기 쉬운 보호막을 형성한다.

전기차를 비롯한 대용량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상용 리튬이온배터리의 전극을 고용량 소재인 실리콘과 하이니켈로 대체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실리콘 음극은 충·방전시 부피가 3배 이상 늘었다 주는 것이 반복돼 기계적 내구성이 약하며, 하이니켈 양극 또한 화학적으로 불안정한 문제가 있다.

개발된 첨가제가 실리콘 혼합 음극 표면에 만든 보호막은 고무줄처럼 유연하고 신축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리튬이온 투과성(이동성)이 뛰어나다. 실리콘의 반복적 부피변화에 의한 기계적 과부하를 줄이고 고속충전이 가능한 이유다.

또, 첨가제는 전해액 속 불산(HF)을 제거해 하이니켈 양극 내부 금속(니켈)이 밖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다. 양극 내부 금속의 양은 배터리 용량을 결정한다.

이 첨가제를 하이니켈 양극과 실리콘 혼합 음극으로 구성된 대용량 배터리에 투입했을 때 400회 충·방전 후에도 처음 용량을 81.5%를 유지했는데, 이는 상용 첨가제인 FEC나 VC보다 10~30% 향상된 성능이다.

▲ 완속 충방전 시(1시간 충전 기준) 배터리 충방전 횟수에 따른 용량 그래프(상단) 및 20분 급속 충방전시 터리 충방전 횟수에 따른 용량 그래프(하단)

박세원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박사 과정 연구원은 “전지를 20분 내에 고속 충전하는 실험에서도 100회 동작 후에 1.9%의 용량 감소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최남순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기존 첨가제(VC)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물질 구조 설계 및 실험, 시뮬레이션, 이 물질 구조를 실제로 만들기 위한 합성 방법 연구의 협업 결과”라며 “대용량 리튬이온배터리용 전해액 첨가제 개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전해액 시스템 구조 개발과 실험적 원리 규명은 최남순 교수와 박세원, 박민우 연구원이 담당했으며, 화학과 홍성유 교수와 정서영 연구원은 전해액 첨가제를 쉽게 얻는 합성법 개발했다. 곽상규 교수와 이태경 박사(現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원)는 계산화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첨가제의 고분자 보호막 형성 과정을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홍성유 교수는 “고분자 보호막을 형성하는 첨가제의 특정 구조는 일반적 화학반응으로 잘 합성되는 않는 구조라 중간 반응을 거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곽상규 교수는 “개발된 첨가제는 전해액 속에서 분해돼 활성성분(라디칼)을 만든다”며 “이 활성성분이 다른 첨가제 성분들과 순차적 반응해 실리콘 전극 표면에 유연한 고분자 보호막을 만들게 된다”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규명된 보호막 형성과정을 설명했다.

▲ 배터리 충방전 400회 후 전해액에 따른 음극 극판 단면 SEM 사진(상단) 및 음극 입자 TEM 사진(하단)

이차전지의 고에너지 밀도화를 실현하기 위해 고용량 음극 및 양극(실리콘 기반 음극 및 니켈 리치 양극)이 도입됨에 따라, 고용량 음극 및 양극과 전해액 간의 계면특성이 전지의 전기화학적 성능과 안정성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보호막 형성용 첨가제 기술과 불산과 같은 반응성 화합물의 제거를 위한 전해질 첨가제 기술이 접목된 이번 첨가제는 고에너지 밀도 이차전지의 전기화학 특성을 향상시키고, 향후 실리콘 기반 음극 소재 개발과 고에너지 밀도를 갖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상용화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또한, 합성 첨가제를 통한 유연한 고분자 보호막의 형성 메커니즘은 고성능 리튬이온전지에 적용 가능한 전해액 첨가제 설계 및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조재필 교수도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2월 5자로 출판됐으며, 연구 우수성을 인정받아 저널 편집자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논문(Editors’ Highlights)으로도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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